서윤영 지음/ 철수와영희

                                                                ⓒ위클리서울/ 철수와영희

[위클리서울=온라인뉴스팀] 이 책은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 한국 등의 주요 도시를 살펴보며 건축과 국가 권력의 관계에 대해 청소년 눈높이에서 쉽게 알려 준다.

청소년들은 이 책을 통해 전 세계 주요 나라들의 건축물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며 세계의 근현대사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파놉티콘, 박물관과 아파트의 기원, 알베르트 슈페어 같은 독재자를 위한 건축가 등 꼭 알아야 할 건축과 관련된 상식들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19세기에 프랑스는 나폴레옹 3세가 시위를 막고 도시의 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슬럼가에 대한 재개발을 통해 파리를 리모델링했다. 신흥 제국 독일은 자국의 역사적 기원을 되도록 멀리까지 소급하기 위해 신고전주의라 불리는 그리스 고전 양식의 건물들을 베를린에 세웠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미술품 수집이 목적이었다가 19세기 민족 국가의 등장과 함께 국민에게 애국심을 주입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하게 되었다. 자연사 박물관의 경우에는 우리 민족이 얼마나 오래전부터 이 땅에서 살아왔나, 우리 강산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보여 주면서 사람들에게 애국심을 느끼게 한다.

20세기에는 히틀러가 강력한 세계 제국을 꿈꾸며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의 이미지를 차용하려고 비스마르크의 집무실이 있던 자리에 자신의 총통 관저를 지었다. 그런데 독일이 패망하여 베를린이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나뉘자 동독 측에서는 동베를린에 남은 프로이센과 히틀러 시대의 건물을 철거하고 사회주의 건물을 다시 지었다. 이후 냉전 시기가 끝나자 통일 독일은 동독 시대의 흔적을 지웠다.

한국의 경우 일제 강점기에는 일제 침략의 핵심 사령부라 할 수 있는 조선 총독부가 1926년에 완공되었는데, 그 자리는 경복궁 바로 앞이었으며, 지금의 흥례문이 있는 자리였다. 이는 조선을 침략한 일제 총독부가 모든 주도권을 쥐겠다는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었다.

건축을 국가 권력과의 관계를 통해 살펴본 이 책은 세계의 근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건축가가 되고 싶거나 건축의 역할에 대해 궁금해하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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