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동반입장 매장·펫럭셔리 증가
정부도 규제샌드박스로 시장 확대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국내 1500만 명이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매년 평균 14.5%씩 성장 중이다.

이에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은 물론 취식까지 가능한 커피 매장이 생겨났다. 럭셔리를 표방한 고가의 펫 관련 용품 시장도 급성장 하는 분위기다. 반려동물을 위한 가구와 옷을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을 방문하는 시대가 온 것.

정부 역시 반려동물 시장을 기업 및 스타트업의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낡은 규제 바꾸기에 나섰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용 샴푸와 린스 등에 다양한 부원료를 배합한 의약외품을 만들 수 있도록 승인했다.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반려견과 함께 즐기는 고객 ⓒ위클리서울/ 스타벅스

반려동물 동반 출입 가능…취식까지 OK

반려동물을 위한 펫존 마련에 적극 나서온 스타벅스코리아는 최근 스타벅스 매장 최초로 반려동물과 함께 동반 출입 및 취식까지 가능한 ‘구리갈매DT점’을 오픈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한 펫 프렌들리 매장은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늘어났다. 다만, 이들 매장은 현행법에 따라 반려동물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을 뿐, 취식 공간에는 동반 입장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1월 개최한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에 대한 과제를 승인하면서 스타벅스가 시범 매장 오픈을 승인받았다.

구리갈매DT점은 매장은 지상 1, 2층으로 구성된 195평, 142석 규모로 1층은 드라이브 스루 이용 고객을 위한 주문 및 픽업 공간과 일부 좌석 공간으로 운영된다.

2층에는 반려동물 동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50평의 펫 존을 별도로 조성해 부스석, 반려동물 전용 체어, 펫 리드 줄을 걸어둘 수 있는 펫 대기 공간과 20평 규모의 개방형 펫 라운지(리드 줄 착용 필수) 등 편의시설을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 찾은 고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단, 1층에서 주문 시에는 음료 제조가 이뤄지는 공간이 포함돼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 가이드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이 제한된다. 반려동물 동반 고객은 1층 외부 전용 출입구를 통해 2층의 펫 존을 이용할 수 있다. 펫 전용 공간에는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를 모티브로 한 포토존을 마련해 반려동물과 동반한 고객이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손정현 스타벅스 대표이사는 “반려동물과 함께 스타벅스를 즐기고 싶다는 고객들의 오랜 니즈를 반영하고자 구리갈매DT점을 오픈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발맞춰 반려동물은 물론 소중한 사람과 행복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차별화된 매장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외에도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등이 펫 프렌들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내부 동반 취식은 불가하지만, 외부 테라스나 별도의 전용 공간을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위클리서울/ 신세계인터네셔널

고가의 럭셔리 반려동물 상품 ‘인기’

반려동물을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 펫팸족(Pet+Family)이 늘어남에 따라 반려동물 식품과 용품도 ‘럭셔리’가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는 고가의 반려동물 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자 지난해부터 관련 카테고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도 가성비가 좋은 제품보다는 가심비를 만족시키는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반려동물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에스아이빌리지 내 입점된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몽슈슈(MONCHOUCHOU)’의 지난해 매출은 직전해 동기 대비 108% 신장했다. 28만원대의 반려견 전용 카시트를 비롯해 15만원대의 애견 계단이 많이 팔렸다.

반려동물 디자인 브랜드 ‘하울팟(HOWLPOT)’이 여성 니트 브랜드 ‘주느세콰(JNSQ)’와 협업해 출시한 니트웨어는 5만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직후부터 일부 제품이 품절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8월 선보인 까사미아의 프리미엄 펫 가구 ‘몽스’도 출시 이후 매월 85%씩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모듈형 소파 ▲캣가구 5종 ▲펫쿠션 중 ‘모듈형 소파’와 ‘캣타워’ 제품이 가장 많이 팔렸다.

이에 에스아이빌리지는 2022년말 기준으로 11개였던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수를 1년여 만에 23개로 2배 이상 늘리며 카테고리를 확장 중이다. 특히 타 사이트에서는 쉽게 구매할 수 없는 특별하고 감도 높은 브랜드를 엄선해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친환경 반려동물 용품으로 유명한 ‘베르그앤릿지(BERG&RIDGE)’를 비롯해 고급 펫 다이닝 전문 브랜드 ‘케스티(KESTI)’ 등을 신규 입점시켰다.

베르그앤릿지가 선보이는 펫 하우스 ‘비 스페이스(B-Space)’는 에스아이빌리지에서 판매하는 가장 고가의 펫 제품으로 가격은 225만원을 호가한다. 고품질의 핀란드산 자작나무와 100% 재활용된 스웨덴산 압축 펠트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34만원대의 반려동물용 식기 세트도 인기다. 케스티의 다이닝 볼 세트는 이탈리아, 터키 등에서 공수한 천연 대리석과 유리를 사용해 제작됐다. 위생적이고 안정적인 구조, 오브제 역할을 하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800년 전통의 이탈리아 뷰티 브랜드 ‘산타마리아노벨라(SANTA MARIA NOVELLA)’는 반려동물을 위한 프리미엄 펫 컬렉션을 판매 중인데 매년 매출이 5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샴푸부터 주인과 반려동물이 커플 향을 맞춰 쓸 수 있도록 사람의 향수와 같은 향으로 개발된 데오도란트, 로션 등이 판매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에스아이빌리지 반려동물 카테고리 담당 MD는 “반려동물을 위해 지갑 열기를 망설이지 않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엄선된 브랜드와 차별화된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페스룸 ⓒ위클리서울/ 갤러리아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은 1월23일까지 서울 명품관에서 반려동물 전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페스룸(PETHROOM)’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페스룸은 반려동물을 친구, 가족과 같이 대한다는 뜻을 담은 ‘펫 휴머나이제이션' 의 가치를 실천하는 국내 프리미엄 반려동물 브랜드다. 반려동물 욕실제품 등 다양한 관련 제품을 판매하며, 브랜드 수익의 7%는 유기동물 보호 관련 활동에 기부해 건강한 반려동물 문화 확립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목욕용품, 식품, 장난감 등 베스트셀러 제품을 최대 66% 할인 판매한다. 대표 상품인 브러쉬 제품은 폴리케톤(플라스틱 소재 중 하나) 빗살로 제작되어 자극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반려동물 체형에 최적화된 식기 등 다양한 인기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가격은 1만~6만 원대다.
 

정부, 규제샌드박스로 펫시장 키운다

반려동물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정부도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서 지난해 12월 27일에도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함께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맞춤형 동물용 의약외품 판매’ 등 총 22건을 승인했다.

해당 위원회에서는 코스맥스펫이 신청한 ‘맞춤형 동물용 의약외품 판매’가 실증특례 승인을 받았다. 품목허가(신고)가 완료된 동물용 의약외품 주원료(삼푸, 린스 등 베이스제품)에 기능성 부원료 및 향을 배합하는 모듈 방식으로 다양한 제품을 제조·공급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현행 동물용 의약품 등 취급규칙 제5조 등에 따르면 동물용 의약외품은 품목허가(신고)를 위해 안정성 시험 및 자료 제출이 필요하다. 이때 이미 품목허가를 받은 주원료에 기능성 부원료를 배합하는 경우에도 다시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안정성 시험을 거쳐야 해 다양한 종류의 맞춤형 신제품을 빠르게 제조할 수 없었다.

신청기업은 기능성 부원료도 국제 기준에 등록된 원료를 사용하고 위해 성분은 화장품 안전기준을 준용하는 등 안전성을 확보하는 만큼 모듈별 제품의 경우 품목허가 단계에서 안정성 시험을 면제해달라는 특례를 요청했다. 코스맥스펫은 20개 이상의 반려동물 맞춤형 의약외품 고객사를 확보해 실증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렌터카 활용 반려동물 운송 서비스(싸이킥),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바잇미 등 4개사)도 실증특례가 승인됐다. 이는 기존 동물보호법상 운전자 소유 차량만 동물운송업이 가능하고, 식품위생법상 식품접객업소의 반려동물 동반 입장이 불가했던 부분에 대한 특례다.

이번 승인으로 렌터카 활용 반려동물 운송 서비스로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를 중심으로 인접 시·도 이동이 가능해지고, 서울 강남·신사, 수원 영통, 경기 고양 등에서 반려동물 동반 식당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에 반려인과 반려동물 이동권 확대, 외식 확대 등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강명수 대한상의 공공사업본부장은 “반려동물 서비스, 에너지·전력 분야의 혁신 제품과 서비스들의 샌드박스 승인이 줄을 잇고 있다”며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산업 활성화는 물론 소비자 선택권 등 소비자 편익도 더욱 확대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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