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점검·사업 전략·직원 격려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새해부터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이후부터 이어져온 글로벌 경영 위기를 타파하고 새로운 미래 전략을 실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들 총수들은 현장에서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올해 경영 방안을 논의했다.

 

10일 서울 우면동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연구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10일 서울 우면동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연구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위클리서울/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6G 점검 및 명장 격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지난 10일 서울 우면동 소재 ‘삼성리서치’를 찾아 6G를 포함한 차세대 통신 기술 동향 및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의 글로벌 R&D 허브로서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기술 ▲AI ▲로봇 ▲헬스케어 등 최첨단 분야의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이 회장은 ▲6G 통신기술 개발 현황 ▲국제 기술 표준화 전망▲6G 및 5G 어드밴스드 등 차세대 통신기술 트렌드를 살폈다. 또 미래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사업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장은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연구개발(R&D)과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말했다.

이 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차세대 6G 통신기술 개발 현장을 찾은 것은 6G 기술 선점 여부가 삼성의 미래는 물론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6G는 인공지능(AI)을 내재화해 더 높은 에너지 효율과 더 넓은 네트워크 범위를 제공하며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로봇 ▲확장현실(XR) 등 첨단 기술을 일상생활에서 구현할 수 있게 하는 핵심 기반기술이다.

이 회장은 지난 16일에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2024 삼성 명장’ 15명과 간담회를 갖고 새해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삼성은 사내 기술 전문가 육성을 통한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9년 ‘명장’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높은 숙련도와 축적된 경험 및 전문성이 특히 중요한 ▲제조기술 ▲금형 ▲품질 ▲설비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제품 경쟁력 향상과 경영실적에 기여한 최고 수준의 기술 전문가를 명장으로 선정한다.

삼성은 올해 시무식에서 명장 15명을 선정했다. 이 회장은 명장들이 기술 전문가로 성장해 온 과정 및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앞으로 제조 경쟁력을 계속 높여 나가기 위한 방안 및 미래 기술 인재 육성의 중요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회장은 “기술 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다. 미래는 기술인재의 확보와 육성에 달려있다”며 “기술 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격려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경영진으로부터 HBM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경영진으로부터 HBM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위클리서울/ SK

최태원 SK 회장, ‘SK하이닉스’ 방문

최태원 SK 회장은 새해 첫 현장경영으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구개발(R&D)센터를 찾았다. 최 회장은 지난 4일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 분야를 살폈다.

최 회장은 “역사적으로 없었던 최근 시장 상황을 교훈 삼아 골이 깊어지고 주기는 짧아진 사이클의 속도 변화에 맞춰 경영계획을 짜고 비즈니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관점에서 사이클과 비즈니스 예측 모델을 만들어 살펴야 한다”며 “특정 제품군만 따지지 말고 매크로 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마켓도 이제 월드마켓이 아니라 분화된 시장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AI 반도체 전략에 대해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수요 등 고객 관점에서 투자와 경쟁상황을 이해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조직개편에서 ‘AI인프라’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산하에 ‘HBM 비즈니스’ 조직을 새롭게 편제하는 등 미래 AI 인프라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 회장은 대외활동이 많았던 지난해 9월 용인시 원삼면에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방문해 공사현황을 살펴보고 구성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용인 클러스터는 현재 본격적인 부지 조성 작업을 진행 중으로 SK하이닉스는 이곳에 2025년 3월 첫 번째 팹을 착공하고 2027년 5월 준공해 AI 시대를 이끌어 갈 핵심기지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15일 스타필드 수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15일 스타필드 수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위클리서울/ 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스타필드 수원’ 등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5일 정식 개장을 앞둔 스타필드 수원을 찾아 새해 첫 현장 경영에 나섰다. 그는 마감공사가 한창인 스타필드 수원 현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고객 맞이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올해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수원특례시 장안구 정자동에 들어선 스타필드 수원은 연면적 약 10만 평(33만1000㎡), 지하 8층~지상 8층 규모로, 지역민의 니즈는 물론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적극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가족 중심의 1세대 스타필드에서 한 차원 진화한 MZ세대 중심 ‘스타필드 2.0’을 구현한 최초의 공간이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수원에 15일 오후 12시쯤 도착해 두 시간 정도 곳곳을 돌아봤다. ‘트레이더스 수원화서점’을 시작으로 스타필드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새로운 식음료(F&B) 특화존인 ‘바이츠플레이스’, 코엑스몰에 이어 두 번째로 들어선 ‘별마당 도서관’ 등을 살폈다.

특히 그는 별마당도서관 옆 LP바에 한동안 머물기도 했다. 영업을 앞둔 테넌트 매장들과 프리미엄 휘트니스 클럽 ‘콩코드’까지 잇달아 둘러본 후 “젊은 고객들이 힙한 매장에 와서 쇼핑도 하고 운동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런 게 우리가 고객 삶에 스며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현장에서 “스타필드 수원이 타깃 고객층으로 삼는 MZ 세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이 더욱 친숙한 세대”라며 “이들에게 그동안 한 번도 체험해 보지 못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서비스를 선사함으로써 스타필드 수원이 ‘다섯 번째 스타필드’가 아닌 첫 번째 ‘스타필드 2.0’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스타필드 수원 개점을 위해 노력해준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며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개장 이후에도 끊임없는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 저 역시 솔선수범의 자세로 관심을 갖고 챙겨보겠다”고 덧붙였다.

 

10일 CJ올리브영 사옥을 방문한 CJ 이재현 회장 ⓒ위클리서울/ CJ

이재현 CJ 회장, 5년 만의 현장 방문

CJ그룹 이재현 회장도 새해부터 현장 경영에 나섰다. 10일에는CJ올리브영에, 12일에는 CJ대한통운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만났다. 이 회장이 계열사 현장을 방문한 건 2019년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 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를 다녀간 이후 5년 만이다.

CJ에 따르면 이날 이 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2시쯤 CJ올리브영 본사에 방문했다. 현장에는 이선정 대표를 비롯한 올리브영 주요 경영진 10여 명, 김홍기 CJ주식회사(지주) 대표 등 지주사 경영진 일부가 참석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이날 CJ올리브영 경영진들을 격려하고 올해 사업 계획을 점검한 뒤 한 시간가량 일선 사업 부서들을 직접 돌며 젊은 직원들과 만났다”고 전했다.

그룹에선 코로나 이후 그룹 총수의 첫 계열사 방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 큰 도약을 준비하자는 격려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당일 회의를 주재한 이 회장은 먼저 CJ올리브영이 거둔 성과에 대해 ‘의미’를 담아 격려했다. 특히 코로나 시기 O2O(Online to Offline) 역량 강화,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시장 재확대에 따른 성공적 대비 등 미래의 위기를 미리 대응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올리브영은 다가올 위기에 미리 대비해 온리원(ONLYONE) 성과를 만든 사례”라며 “단순히 실적이 좋은 것뿐만 아니라, 사업을 준비하고 일하는 방식이 그룹의 다른 회사도 배워야 할 모범”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선제적으로 미래를 대비해 달라”며 O2O 사업의 초격차 강화, 글로벌 진출 가속화를 화두로 던졌다.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온라인에서 성과를 낸 국내 첫 사례인 O2O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켜 국내에서 초격차 역량을 확대하고, 포화상태로 가는 국내에 안주하지 말고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해 사업영역을 더 넓혀달라는 메시지다.

경영진과 회의를 마친 이 회장은 올영 본사 MD사업본부, 브랜드사업본부, 디지털사업본부 등 4개 층을 직접 돌며 한 시간에 걸쳐 수백 명의 젊은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이틀 뒤인 12일 오전에는 CJ대한통운 본사를 방문했다. CJ대한통운의 O-NE본부, FT본부, TES물류기술연구소 등 주요 부서를 돌면서 임직원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물류 10 도약이라는 비전을 이뤄내야 한다”며 “ONLYONE 정신 재건에 입각해 TES 기술 기반 초격차 역량 확보를 가속화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물류를 책임진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산업 전반의 상생을 이끌어 나가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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