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부 “중장기적인 기후 재난 대책 마련 시급해”

튀르키예 산불 ⓒ위클리서울/연합뉴스
튀르키예 산불 ⓒ위클리서울/연합뉴스

[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그리스와 튀르키예가 기록적인 폭염과 맞물린 산불로 국가적 재난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튀르키예는 50°C를 넘는 극한 상황 속에서 대형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그리스 기상청은 “중부 지역이 42.4°C까지 치솟는 극심한 폭염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펠로폰네소스, 에비아, 키티라, 크레타 등에서 주요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튀르키예에서는 사상 최고기온이 경신되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튀르키예 환경부에 따르면 남동부 지역에서 50.5°C가 기록됐다. 이는 기존 최고 기온보다 1°C 높은 수치다.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부 카라뷱주에서는 나흘째 화재 진압 작업이 이어졌고, 북서부 에스키셰히르에서는 지난 24일 소방관 10명이 진화 도중 숨졌다. 이브라힘 유막리 튀르키예 산림부 장관은 “화재 지역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며 진화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물 부족 현상도 겹치면서 서부 휴양지 체슈메 등 일부 지역에선 물 사용 제한 조치도 내려졌다.

또한, 그리스 정부는 EU 시민보호기구에 소방 항공기 지원을 요청해 밤샘 진화 작업을 통한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강한 바람은 화재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키티라 섬에서는 토요일 오전 발생한 산불이 급속히 번져 섬 면적의 20%가 피해를 입었다.

다수의 마을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로, 에비아 섬에서는 피소나 인근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아 소방관 6명이 병원에 이송됐고, 일부 지역에선 정전 사태를 겪었다.

크레타 섬 하니아 지역에서는 길이 20km에 이르는 산불이 숲과 농작물, 양봉장 등을 휩쓸며 번졌다. 강한 남서풍 탓에 진화가 지연되고 있으며, 여러 마을은 여전히 전기가 끊긴 상태다.

앞서 지난달에는 키오스 섬에서 4700헥타르의 산림이 불에 탔고, 이달 초 크레타 섬에서는 5000여 명의 관광객이 대피하는 등, 그리스 전역에서 산불 피해가 속출했다.

기후변화와 맞물린 폭염과 산불 일상화로 피해가 극대화됨에 따라 긴급 대응을 하고 있는 양국 정부는 중장기적인 기후 재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