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오래된 공간을 허물고 새로 짓기보다는 원래 모습을 그대로 남겨둔 채 새로운 콘텐츠로 활기를 불어넣는 도시 재생 방식이 주목 받고 있는 것. 오래됐다고 모두 낡은 것은 아니며, 다 잘 아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서, 관심을 기울일수록 세월의 가치를 발견하는 놀라움을 경험하게 된다.한때 철거 위기에까지 몰렸던 낙원악기상가가 '반려악기 캠페인'과 각종 공연으로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세운상가'가 '다시 세운 프로젝트'에 힘입어 수리협동조합 설립에 나서며
서울시국악관현악단(지휘 진성수)이 2014년 초연 후 ‘새로 창조한 국악관현악’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음악극 ‘금시조’를 12월 27일(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예술의 본질을 묻는 이문열의 소설 ‘금시조’를 바탕으로 신동일이 작곡한 19곡이 연주된다. 바리톤 장철이 스승인 ‘석담’ 역을, 소리꾼 안이호가 제자 ‘고죽’ 역을 맡았다. 이와 함께 성악 앙상블 ‘보체 디 아니마’가 참여하여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고 연출가 장수철이 연출을 맡아 극적 재미도 더할 예정이다.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음악극 ‘금시조’는 이문열의 동명소설 ‘
버스에서 펴든 책배차 간격이 지겹도록 긴 시골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면, 태국 북부에서 큰 도시 중 하나인 핏사놀룩에 닿을 수 있다. 매번 끊이지 않는 넓은 논과 들판, 그곳에 들어서는 엉성한 시장들만 보다가 사람이 북적이는 도시란 참 매력적인 곳으로 와 닿곤 한다.정류장에서 한참 뙤약볕을 버텨 가며 기다리다 보니 버스가 한 대 들어섰다. 주섬주섬 보따리를 들고 차에 오르는 사람들 사이에 나도 줄을 섰다. 승무원이 곧 차에서 내려, 짐을 싣고 사람들의 수를 헤아린다. 자리에 앉고 나면 앞줄에서부터 승무원이 표를 끊어주는 것이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는 시인이자 산문작가 민병일이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2011)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인문 에세이이다.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을 통해 독일유학중 벼룩시장에서 모은 오래된 만년필·타자기·유겐트슈틸램프·그룬디히 라디오·반세기 지난 연필깎이·무쇠다리미·연장통·단추·습도계·시계·바이올린·LP·백년 된 찻잔과 찻주전자 등 오랫동안 애착을 가져온 ‘초현실적 예술의 오브제’로서의 사물들을 이야기했던 저자는, 이번 산문집에서는 ‘길 위에서 만난 각양각색의 창’
화순 이서면 보월리 ‘가운뎃점빵’여느 살림집마냥 한쪽 벽에는 조르라니 장독들이 늘어서있다. 화순 이서면 보월리, 가을햇볕만 길바닥에 쟁글쟁글 고여 있는 한적한 국도변의 가게.간판도 없다. 빛바랜 ‘담배’ 간판과 집 옆구리께에 쌓아둔 맥주병박스가 다만 그곳이 가게임을 알려준다.내부는 고색이 창연하고, 파는 물목 또한 단촐하여 한눈에 다 들어온다.안방에 담뱃진열장이 모셔져 있고, 바깥 마루에는 새우깡, 초코파이, 라면, 참치캔, 식용유 등등이 헐렁하게 진열돼 있다. 그 시절의 만물상 혹은 백화점, ‘댐배집’“옛날에는 만물상이었어요.”한
우리나라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러 사회문제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급기야 ‘여성혐오’에서 출발한 심각한 수준의 범죄로도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구의 절반인 여성은 늘 이유 없는 편견에 시달리면서도 아주 기본적인 일신의 안전으로부터의 공포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그런 까닭에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그 중심에서 곽정은 작가도 또렷하게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여성지에서 오랜 시간 근무하면서 여성의 일과 사랑에 대한 숱한 기사를 써왔고, 그 이후로도 방송과 종이매체를 넘나들
제8회 이탈리아영화제 2부가 28일까지 진행된다.11일 강남 모나코스페이스에서 개막한 제8회 이탈리아영화제 1부는 이탈리아 예술을 알리는 데에 성공적인 역할을 했다. 개막식에는 주한이탈리아대사 마르코 델라 세타(Marco della Seta)를 비롯하여 국내의 이탈리아 기관들뿐 아니라 이탈리아 문화 애호가들이 참석했다.특별히 올해는 다양한 분야의 게스트 5명이 초청되었다. 이탈리아에서 여성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는 마리아 솔레 토냐지(Maria Sole Tognazzi) 감독이 내한하여 ‘여성폭력’과 ‘동성애’에 관한 영화들을 선보였
(詩)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나타샤를 사랑은 하고눈은 푹푹 날리고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나타샤와 나는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눈은 푹푹 나리고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눈은 푹푹 나리고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어데서 흰 당나귀도
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단장 이강숙, 음악감독 이건용, 지휘 홍준철, 반주 정이와)의 창단 20주년 기념 기획연주 시리즈Ⅵ ‘음악마을의 피아니스트들’ 연주회가 12월 6일(화) 저녁 7시 반 모차르트홀(서울특별시 서초구 소재)에서 열린다.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에서는 창단 2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연주 시리즈 ‘음악마을의 음악가들’을 준비하고 있다. 합창단 임원‧단원 중 작곡‧성악‧지휘‧피아노 등을 전공하였거나 남다른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단 내 오디션을 거쳐 대형무대에서 공연을
2017한옥박람회는 오는 12월 2일(금)과 4일(일) 2회에 걸쳐 한옥을 주제로 한 다양한 강좌를 연다. 가장 오래된 목조 기술인 한옥과 첨단 테크놀로지의 만남을 주제로 한 ‘한옥과 첨단 테크놀로지’ 강좌는 2일(금) 오후 6시 반 호스텔코리아 창덕궁점 지하 홀에서 열리며 ‘한옥을 듣다, 전통을 듣다’ 강좌는 4일(일) 오후 2시 종로구에 위치한 갤러리 소연에서 열릴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을 강사진으로 모신 '한옥과 첨단 테크놀로지' 강연은 사물인터넷융합디자인협동조합의 남성원 대표와 지경다짐 한옥건축의 김종오 대표
차세대 오페라 유망주들이 신화를 바탕으로 ‘파파가든’ 등 4편의 창작품을 무대에 올린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명진)가 11월 27일(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출신 예술가들이 창작한 총 4편의 창작오페라를 릴레이로 선보인다고 밝혔다.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35세 이하 차세대 예술가의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 연구와 창작자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며 문학, 시각예술, 연극, 무용, 음악, 오페라, 창작기획, 무대예술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페라 분야의 경우 2014년부터 과정이 시작되었으며 이번 공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은 성북문화재단과 협력 추진 중인 '2016 정릉예술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47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철거가 예정된 성북구 정릉3동 스카이아파트를 추억하는 전시 '굿바이 스카이아파트'를 오는 25일(금)부터 12월 1일(목)까지 개최한다.1969년 준공된 성북구 정릉3동 스카이아파트는 당시 부의 상징이었던 콘크리트 건물로 지어졌지만, 6개월여의 짧은 공사기간에 따른 부실공사와 세월의 여파 속에 지난 2008년 위험시설로 지정된 바 있다. 이후 대부분의 주민들이 떠나간
친구가 되어 줄래요한국어를 이곳에서 가르친 지 두 달이 한참 넘었는데, 여전히 이름을 외우지 못한 얼굴들이 많다. 학생 수가 많기도 하고 모든 학생들을 수업에서 만날 수가 없기도 한 탓이겠지만, 내가 머무는 이곳에서 나를 감싸고도는 대우와 어떤 거리감도 무시할 수가 없다. 선생, 그것도 외국인 선생. 특히나 선생이라는 직함이 대단한 것으로 자리 잡혀 있는 이 땅에서 나는 지극한 그런 대접들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버렸는지도 모른다. 선생님, 이라고 불리는 것에 익숙해진 두 달의 시간 동안 나는 수업에 들어갈 때마다 아이들 앞에서 무엇
“이번엔 정말로 다르구나”라고 느낀 건 일부 동네 아줌마들이 촛불집회에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일명 ‘박근혜 게이트’가 집에서 조용히 애를 키우는 아줌마들의 일상에까지 파문을 일으켰다.두 달에 한 번 정도 있는 아줌마 모임. 아이들 유치원 시절부터 벌써 3년 째 만나왔지만 정치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 심지어 세월호 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다. “난 정치를 잘 몰라”가 이유였다. 아직은 손이 많이 가는 어린 아이들을 키우느라 뉴스와 신문을 챙겨 볼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두 달 만에 만난
동양화가 윤영경이 23~2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그림손에서 제8회 개인전을 연다.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 ‘강산무진’(江山無盡)은 ‘강산은 끝이 없다’는 뜻으로 150cm 폭의 종이 30장을 잇대어 그린 총 길이 45m에 달하는 대작이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이를 부분 부분 끊어서 보여준다.윤영경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그리는 방법인 부감법(俯瞰法)을 사용해 한반도의 토산을 묘사했다. 그의 수묵산수는 화가가 위에서 내려다 본 경치인 동시에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풍경이다.특히 작가는 종이의 뒷면에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4대궁과 종묘를 합친 고궁의 올해 관람객이 오는 23일 1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4대궁·종묘의 연간 관람객이 1000만명에 이르는 것은 궁궐 개방을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이는 지난 해 4대궁·종묘 입장객 수인 약 900만 명(9,007,423명)을 크게 넘어선 수치로, 고궁 연간 관람객은 2009년에 약 655만 명, 2013년에 약 793만 명, 2014년에 약 970만 명을 기록한 바 있다.4대궁·종묘 관람객이 이렇게 증가한 배경은 고궁 야간특별관람이 지난해 48일에서 올해는 1
2016년은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문화 관계와 교육 분야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국제기관인 영국문화원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Shakespeare Lives(셰익스피어 리브즈)’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2016년 한 해 동안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진행해 왔다.주한영국문화원(원장 마틴 프라이어)은 ‘Shakespeare Lives’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다양한 예술 분야의 파트너들과 함께 11월 22일부터 12월 4일까지 ‘Shakespeare Lives Festival(셰익스피어
장삼이사의 ‘거리 예술’온 식구 생업이 걸린 일이다. 허니 그저 글자만 올리기엔 아심찬하였나 보다. 부벽준(斧劈皴)이니 피마준(披麻皴)이니 미점준(米點皴)이니 이름 붙일 만한 준법을 쓰지는 않았다. 허나 기어코 마음을 빼앗는다. 이름조차 없는 빼어난 준법들을 끌어내고 만 장삼이사의 간판들. 행인의 눈에는 즐겁고 단골의 맘에는 미덥다. 화려하게 치장하려는 욕심이라기보다 ‘나답게’를 드러내고자 하는 간절함을 읽는 ‘거리 예술’.‘크게 공교로운 것은 서투른 것과 같다’는 ‘대교약졸(大巧若拙)’의 미감
2016년 1월~5월 창비 블로그 연재 당시 50명의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던 정세랑 장편소설 '피프티 피플'이 단행본으로 묶였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또는 단단하게 연결된 병원 안팎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50개의 장(章)으로 구성된 소설 속에서 한사람 한사람이 처한 곤경과 갑작스럽게 겪게 되는 사고들, 그들이 안고 있는 고민은 현재 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안과 멀지 않다. 정세랑은 특유의 섬세함과 다정함으로 50명의 주인공을 찾아 그들의 손을 하나하나 맞잡아
블루스보다 더 블루지한 목소리 강허달림이 오는 11월 24일(목) 신규 앨범을 발표한다. 이는 2012년도 2집 '넌 나의 바다' 발매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신곡 앨범이다. 2015년도 블루스 리메이크 앨범 'Beyond the blues Kang Huh Darlim' 을 발매하며 꾸준히 활동을 해왔지만, 창작에 대한 갈증이 많았던 만큼 신곡으로만 발매하는 이번 앨범이 갖는 의미가 크다.신규 발매되는 EP 앨범 '바다 영혼'은 한 아이의 엄마로서 세월호 사고를 바라보고 느끼며 지나왔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