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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그 유명한 순대와 김밥은 아실 테고, 혹 감자국은 들어보셨나요?

<재래시장 탐방> 돈암동 ‘돈암제일시장’ 정다은 기자lpanda157@naver.coml승인2017.07.1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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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은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다. 점점 대형마트가 늘어나면서 죽어가는 재래시장을 위한 조치다. 이처럼 점점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는 재래시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먹방투어, 공연, 이벤트, 아케이드 설치, 간판 바꾸기 등. 아직 손길이 닿지 못한 곳도 많지만 그래도 그 덕에 많은 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 손님들의 왕래도 많아졌다.

시장탐방을 다니며 새삼 깨달았다. 여태껏 생각해왔던 재래시장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북적북적하고, 사람에 치이고, 여기저기서 나는 비린내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곳곳의 물웅덩이까지…그런 선입관이 있었더랬다. 바뀌어봤자 얼마나 바뀌었겠나 싶었다. 하지만 막상 취재를 다녀보니 재래시장은 자꾸만 가보고 싶은 곳으로 바뀌어있었다. 많은 사람이 지나다닐만한 널찍한 통로, 잘 정돈된 깨끗한 길, 냄새는커녕 싱싱한 것들로 가득한 생선가게와 정육점. 상점 간판들도 마치 새로 오픈한 것처럼 잘 정돈돼있다. 비가 내려도 문제없다. 전부 아케이드를 설치해서 걸리적거리는 우산은 접고 다닌다. 햇빛도 가려줘 장보는 동안 더위도 피할 수 있다.

 

 

아마 아직도 시장은 찾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이전 재래시장에 대한 선입관 때문 아닐까. 어디에 어떤 시장이 있는 지도 모를 것이다. 대신 찾아가 소개해드린다. 읽고 골라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단지 장보기가 목적이 아니라 놀러가는 것이다.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넘치는, 정이 넘치는 게 다시 태어난 시장의 모습이다.

성신여대입구역 바로 앞. 비교적 지역 주민들의 왕래가 많은 시장. 버스도 많이 오가고, 전철역도 바로 앞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버스 정류장에 내리자마자 건너편에 바로 간판이 보인다. 생활 모든 것이 통하는 곳 ‘돈암제일시장(돈암시장이라고 많이 부른다)’이다.

 

 

돈암시장은 한국전쟁 이후 생계수단으로 소수의 노점상이 장사를 시작하면서 형성됐다. 지하철 성신여대입구역 3번 출구와 인접해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젊은 층의 왕래가 갈수록 기대되는 시장이다. 현재 시장 안엔 총 110여개의 점포가 있으며, 모든 점포가 상인회에 가입돼있다. 이곳 역시 아케이드, LED 조명, 고객편의센터 내 공중화장실, 어린이 놀이터, 도서관 등 시설이 현대화되어 있다. 고객편의센터 2층 교육장에서는 주부노래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고객쉼터카페인 돈암선녀카페도 마련되어 있으며, 무료배송도 실시한다.

주변엔 한양도성, 간송미술관, 길상사, 성북구립미술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그 중 한양도성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삼선동 선녀축제’는 지역 자치 축제 중 최고 수준의 볼거리로 지역주민들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에 영감을 받아 ‘선녀’를 트레이드마크로 활용해 선녀어묵, 선녀순대, 선녀족발 등의 먹거리를 만들어 지역특화 먹거리로 개발하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014년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됐다. 다채로운 행사와 다양한 서비스로 새로운 고객층 확보, 시장활성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싱싱한 해산물들이 맞이한다. 대합 1kg에 1만원, 새우 400g에 1만원, 모시조개 1kg에 1만5000원…. 저마다 손님들이 보기 쉽게 가격표를 써놓았다. 들어갈수록 정돈 잘된 다양한 상점들이 줄지어있다. 저녁상에 바로 올릴만한 수많은 반찬들은 기본. 한입 베어 먹으면 과즙이 터질 것 같은 싱싱한 과일도 가득하다. 젊은 아가씨가 눈을 반짝이며 과일을 고른다. 호리호리한 몸매, 이 과일 덕분일까. 정이 넘치는 얼굴의 과일가게 아저씨, 싱싱한 과일 몇 개가 덤으로 더 건네진다. 이게 바로 재래시장만의 매력.

 

 

돈암시장의 명물이라면 입구부터 현수막이 걸려있는 순대집이다. ‘백종원의 삼대천왕’에 나온 ‘돈암순대’. 주인이 직접 만든 찹쌀순대다. 순대 뿐 아니라 김밥도 함께 판다. 김밥은 일반김밥, 치즈김밥, 매운김밥 각각 2000∼3000원씩 한다. 순대는 4000원. 모듬은 김밥과 순대를 함께 준다. 초저녁 시간 임에도 손님들이 분주히 왕래한다. 역시나 제일 잘 나가는 건 순대.

이외에도 유명한 맛집이 많다. 그 중 하나는 감자국. 감자탕이나 뼈해장국이 아닌 감자국이라고 하니 이채롭다. ‘태조감자국’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오래된 맛집이다. 마치 조선시대 주막처럼 넓게 트여있다. 더운 날씨에도 감자국 한 그릇 시켜 술 한 잔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공부를 끝내고 온 듯한 학생들도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을 먹고 있다. 메뉴판이 특이하다. ‘좋-타 1만2000원, 최고다 1만5000원, 무진장 2만원, 혹시나 2만5000원….’ 마지막엔 ‘성북구의 명물 감자국 오래오래 잊지마세유’라는 센스 있는 코멘트까지. 뼈, 감자, 사리면, 수제비 등은 추가 주문도 가능하다.

 

 

‘아라맛짱네’ 집도 인기다. 왕족발과 보쌈을 판다. 택배‧배달도 가능하다. 작은보쌈 1만5000원, 미니족발 1만원짜리는 포장만 가능하다. 이 가격으로 족발, 보쌈을 즐긴다니 인기가 없을 수 없다.

싱싱한 채소들도 즐비하다. 시장 중앙에 들어서면 청경채가 한수레 가득하다. 방금 뽑아 온 듯 아직 촉촉한 흙 묻은 마늘과 쪽파, 대파도 파릇파릇하다. 애호박이 한 무더기(3∼4개) 1000원, 오이도 한 무더기(5∼6개) 1000원이다. 이 외에도 근대, 시금치, 비듬, 고춧잎, 질경이 등 제철나물들도 저렴하게 팔고 있다.

시장 중앙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직접 면을 뽑는 국수집과 방앗간을 함께하는 떡집이 있다. 국수집 앞에는 손님상에 올라갈 면들이 잘 말려지고 있다. 방앗간은 고소한 냄새가 가득하다.

 

 

시장을 둘러보고 있는데 안내방송도 나온다. 활발한 시장의 분위기에 한 몫을 한다. 주말에 열릴 행사, 시장 곳곳 안내까지 도와준다. 상인들 몇몇은 안내방송을 끝내는 인삿말에 박수도 쳐준다. 그 광경을 보며 지나가다 서로 눈이 마주쳐 깔깔 웃는다. 기분 좋은 분위기에 다시 찾아오고 싶어졌다. 상인들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주머니, 아저씨, 게다가 정육점에는 젊은 청년들이 있다. 장보러 나오신 아주머니들에게 인기가 많아 보인다.

활기가 넘치고 볼거리가 참 많은 시장이다. 전시돼있는 생선, 고기, 야채들조차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이다. 상인들의 넘치는 웃음만큼 인심도 정도 많다. 넘치는 정, 손님들 발길 붙드는 행사, 또 맛집까지 모든 박자 고루 갖춘 돈암제일시장. 교통도 편리하니 즐거운 재래시장나들이길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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