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로 인해 변한 토론토의 하루
COVID-19로 인해 변한 토론토의 하루
  • 김준아 기자
  • 승인 2020.03.31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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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주나 캐나다 소식] 캐나다 코로나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캐나다에 COVID-19 확진 환자가 나 온 지 두 달이 지났다.

비상사태가 선포 된 까닭에 출근 전 날 저녁, 갑자기 잠정적 해고 통지를 받았다. 온타리오 주의 모든 식당과 술집에서 식당 내부 서비스를 중지할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확산을 늦추기 위한 정부의 조치이기에 그 누구도 반발할 수 없다.

이렇게 갑자기 휴식을 갖게 되었지만 집 밖에서 마음껏 휴식을 즐길 수도 없다. 현재 캐나다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스타벅스에서 친구를 만나 커피를 마실 수도, 맥도날드에서 끼니를 때울 수도 없다.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그 외에 도서관, 헬스장, 수영장, 영화관, 카지노 등도 모두 문을 닫았다. 거리통제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거리에서 사람을 보는 일이 드물다. 밖을 나온다고 갈 수 있는 곳도, 할 수 있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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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기 현상을 막기 위해 휴지를 구매할 수 있는 수량을 정해 놓았지만 여전히 휴지를 구매할 수 없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갑자기 모든 것이 멈추는 현상이 일어날 것을 대비하지 못한 나는 우버이츠(Uber Eats, 음식 배달 서비스)로 음식을 시켜먹었다. 현재 우버이츠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식당을 돕는 취지로 배달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배달 음식을 먹고, 마스크를 끼고 슈퍼마켓을 향했다. 원래 캐나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환자 취급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살짝 긴장하고 나왔다. 하지만 슈퍼마켓에 들어가 놀라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계산대 직원이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있었고, 일회용 장갑을 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웠던 건 슈퍼 입구에 있는 보안직원이 모든 사람들이 손세정제를 사용하고 입장하는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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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와 손세정제 외에도 다양한 식료품을 구매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그렇게 줄을 서서 손을 세정하고 들어간 슈퍼에서는 휴지와 손세정제 뿐만 아니라 설탕, 밀가루, 쌀 등의 기본적인 식료품조차 구할 수 없었다. 사재기를 이해하지 못했던 나조차 그 모습을 보니 사재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른 물건들도 사라질까 두려워 파스타면, 라면 등을 넉넉하게 바구니에 담았다. 사재기가 사재기를 부르는 현상이었다. 장보기를 끝내고 계산대에 갔더니 바로 앞에 서 있던 캐나다인이 갑자기 마스크를 착용했다. 답답해서 내려놓은 것처럼 보였는데 내가 나타나니 바르게 착용하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 전화로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다. 본인은 길을 걷고 있는데 서양인들이 기침을 하는 척을 했다고 했다. 다른 친구는 대놓고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밖에 나가지도 못 하고, 일도 못 하는 이곳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며 한국으로 떠나는 친구들이 늘고 있다.

 

버터를 구매할 생각이 없었는데 버터를 2개까지만 구매하도록 제한 한다고 하니 잠시 고민하게 되었다. 사재기가 사재기를 부르는 현상이다.
버터를 구매할 생각이 없었는데 버터를 2개까지만 구매하도록 제한 한다고 하니 잠시 고민하게 되었다. 사재기가 사재기를 부르는 현상이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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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살면서 서양인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은 처음 보았다. ⓒ위클리서울/ 김준아 기자

하지만 떠나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토론토에서 한국행 직항은 3월까지만 운항하는데 그 마저도 자리가 없거나 평소보다 3배 넘게 가격이 뛰었다. 왕복 100만원이었던 비행기 표는 편도 300만원이다. 하지만 그나마 3월은 나은 정도다. 4, 5월에는 직항이 없으며, 당장 4월에는 미국이나 유럽을 경유해서 가는 방법 밖에 없다.

슈퍼마켓 외에는 외출을 하지 않은지 일주일이 지났다. 언제까지 이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일까. 사회적 거리두기를 자의적으로 혹은 타의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캐나다에 더 이상의 확진자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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