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든 강대국 ‘백신 민족주의’…전 인류 동시 접종 어려워 의료 양극화 우려”
“고개 든 강대국 ‘백신 민족주의’…전 인류 동시 접종 어려워 의료 양극화 우려”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08.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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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안종주 사회안전소통센터장-2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1회에서 이어집니다.>

안종주 사회안전소통센터장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안종주 사회안전소통센터장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 코로나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멕시코가 백신 확보를 위해 9월부터 미국 등 외국 제약사의 3상 시험에 참여하는 등 세계가 백신 선점 경쟁이 뜨겁다. 미국이 제약사와 사전 계약을 통해 백신 독점에 나서자 자본과 기술력이 없는 나라들은 불안하다. 각국의 ‘백신 독립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 당분간 백신 확보 전쟁이 계속될 것이다. 왜냐면 다국적 제약사들이 백신을 개발했다 해도 생산량이 한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량은 적고 수요는 많은 상황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된 백신을 과연 어떤 나라가 먼저 선점해서 국민에게 접종하느냐를 놓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아무래도 힘 있고 돈 있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적인 거래를 할 수 있다. 또 이런 나라들은 백신을 개발할 거대자본과 능력이 있다.

세계 굴지의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을 보면 거의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 있다. 한국의 일부 제약사들도 그에 대비해 백신을 개발하는 단계에 있지만, 아직은 백신이든 치료제든 선진국의 제약사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 중요한 것은 백신 항체 지속성인데.

▲ 사실 백신을 만드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만들고 개발하는 과정과 바이러스 유전자 구조를 이미 모두 알고 있다. 지금은 바이러스 대유행기지만 누구든 체내에 다양한 바이러스를 갖고 살아간다.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게놈 지도도 이미 다 나와 있고, 백신을 개발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바이러스 항원에 해당하는 표면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유전자가 어떤 것인가까지 알고 있는 상태다.

이 유전자만 빼내 완전한 표면단백질 염기서열 유전자를 안전한 바이러스에 집어넣으면 사람 몸 안에서 약하게 항원을 만들어 항체가 생기게 할 수도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지난 1월 코로나가 유행해 6개월이 넘어가지만, 미국과 유럽은 지난 3월과 4월에 유행했다. 그때 코로나를 심하게 또는 가볍게 앓은 사람의 항체에 대한 지속성을 조사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은 아직 6개월이 지나지 않았다. 바이러스를 앓은 지 6개월이나 1년이 지나더라도 바이러스 항체가 줄지 않고 얼마나 계속 유지되는지가 중요하다. 항체가 사라지고 없다면, 바이러스에 다시 재감염될 수 있다.

 

- 9월경에 결과가 나온다는 뜻인가.

▲ 앞서 말했듯이 아직 유럽과 미국은 유행 기간이 6개월이 지나지 않았다. 오는 9월이 되어야 6개월이 된다. 항체가 1년이라도 유지되면 좋겠지만, 보통 백신 효과가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이다. 독감 인플루엔자 백신도 그렇다.

작년에 맞았다고 해서 올해 안 맞으면 안 된다. 이미 1년 지나서 항체가 사라지고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 백신은 한 번이 아닌 두 번 맞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번 맞으면 바이러스 항체가 생기기는 하지만 약하다. 두 번 맞으면 부스팅 효과로 항체가 충분히 생긴다.

그런데 이 백신이 1년 동안 유지되면 좋은데, 효과가 6개월 밖에 없다면, 1년에 두 번 맞아야 한다. 따라서 백신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 세계 인구가 70억 명이니까 140억 명의 분량이 필요하지만, 문제는 백신의 지속성이 얼마나 갈지가 관건이다.

 

- 향후 더 독성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은.

▲ 유행성독감(Influenza) 같은 경우,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그때마다 새로운 백신을 추가로 개발해 치료할 수 있다. 과거에 대유행했던 스페인의 인플루엔자 A형 독감이 초기에는 약했다.

하지만, 나중에 엄청나게 독성이 강해지면서 5천만 명이 사망하는 등 세계가 초토화된 적이 있었다. 당시 조선도 14만 명이 독감으로 죽었다. 한국에서 코로나로 300명 남짓 사망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숫자다. 현재까지 코로나바이러스는 큰 변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차후에 대변이를 일으킨다면, 기존에 개발한 백신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고 엄청난 감염병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불행하게도 인류는 아직 그 부분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한다. 알 수도 없고, 그러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만일 올해 가을이나 겨울에 대변이가 일어나 독성과 치명률이 코로나보다 더 높고 전파력도 더 강해지거나, 치명률과 전파력 중 하나만 더 세져도 문제는 커진다. 또 두 개가 동시에 일어나면 그야말로 대재앙이다. 그러면 백신 개발도 큰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 자칫하면 인류 대재앙이 코앞에 있다.

▲ 코로나 이외에도 우리 인체에는 훨씬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들이 있을 수 있다. 보통 우리가 ‘질병 X’ 또는 ‘X 이벤트’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젊은 사람의 코로나 치명률은 0.1%로 아주 낮다. 반면에 80세 노인 치명률은 20%에 달한다.

치명률 면에서 비교하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50~90%의 치명률을 보인다. 걸리면 절반 이상이 죽는 무서운 질병이다. 감기나 독감도 전파력이 아주 강하다. 5~10m 내 공기 전파력도 높고 치명률도 높다.

만일 감기와 독감 바이러스처럼 또 다른 강력한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한다면, 한때 스페인 독감에 의한 5천만 명 사망이 아니라, 이를 훨씬 뛰어넘는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 인간이 최근 새로 걸리는 신종감염병의 60%가 동물과 사람이 동시에 걸리는 인수공통 감염이다.

모기나 진드기가 매개체가 되거나, 매개체를 거치지 않고 사람에게 온 뒤 사람 간 전파가 직업 이루어지기도 한다. 말라리아(학질, 瘧疾)나 뎅기열(Dengue Fever) 바이러스는 사람 간에 전파되는 것은 아니다. 모기가 사람들을 물어 전파 시킨다.

 

- 박쥐로 인한 감염도 문제인데.

▲ 지금 전 지구적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와 진드기가 온 세계로 더 확산하는 경향들이 나타나고 있고, 갈수록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박쥐들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 박쥐의 종류는 19종이 있지만, 아직 다른 포유류만큼 상세한 연구가 없다.

야행성인 박쥐는 주로 열대 밀림에 많이 서식하는데 남극과 북극만 빼고 지구 어디에든 존재한다. 보통 흡혈박쥐는 가축에게 공수병을 옮기지만, 사람을 물지는 않는다. 박쥐는 몸체에 수많은 바이러스가 붙어살지만 감염돼 죽지 않는다.

오히려 바이러스와 공존하면서 바이러스를 서로 나누며 퍼트리고 다닌다. 그런 박쥐가 생태계 파괴로 서식지가 줄어들게 되면 결국은 사람에게 온다. 지금은 돼지나 낙타, 고양이를 통해 전파를 시킨다.

메르스는 낙타를 통해서 오고 사스는 고양이를 매개체로 해서 전파된다. 박쥐도 포유류지만, 박쥐에서 사람으로 바로 올 수도 있다. 생태파괴와 기후변화 때문에 앞으로도 감염병이 계속 생길 수 있다.

 

안종주 사회안전소통센터장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 에피데믹(Epidemic, 전염병) 유행이 길어지면서 기존의 사회 시스템과 산업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어떻게 분석하는지.

▲ 중세기 때 흑사병(페스트)은 중앙아시아에서 유럽을 거처 러시아까지 가는데 거의 3~5년 걸렸다. 그 당시는 비행기나 기차가 없었고 전파되는 속도가 느렸다. 만일 변이된 바이러스가 코로나19처럼 훨씬 더 전파력이 강할 경우, 하루면 전 세계를 오갈 수 있는 세상에서 1주일 정도면 감염된다.

이런 상황이 되면 각 나라가 결국은 강력한 봉쇄를 할 것이고, 사람 간 만남을 차단하고 식당도 문 닫게 하면, 경제가 급격히 추락한다. 그러면 실업자가 대량으로 쏟아져 나온다. 사람을 대면하지 않는 비대면 업종들은 오히려 성장할 수 있다.

경제와 산업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감염병이 창궐하면 대다수 사람들의 소득도 줄어들 뿐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병이 아닌 다른 암이나 각종 질환을 치료받기도 어려워지는 등 보건의료 체계가 붕괴를 맞을 수도 있다.

 

- 감염병 시대 인류의 삶에 양극화가 반복될 것 같다.

▲ 앞으로 사람들은 감염병뿐 아니라, 감염병으로 인한 암이나 각종 만성질환 등 건강관리를 잘못해서 죽음을 맞을 수도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돈이 없는 부류의 사람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 후유증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준다.

‘코로나 블루’처럼 우울증이 증가해 자살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사회불안이 점증하면서 폭력과 사회범죄도 증가할 수 있다. 이때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많이 터질 확률이 매우 높다. 가장 좋은 방법은 코로나를 하루빨리 잠재우는 것이다.

또 감염병뿐 아니라, 이와 유사한 일들에 대비한 사회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비대면 교육이나 비대면 쇼핑몰, 비대면 온라인 사업 등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 비대면으로 가는 시스템 개발 등이 늘어날 것이다.

 

- 한국형 ‘그린뉴딜’(Green New Deal) 정책을 짚어보자. 일각에서는 환경을 위한 ‘그린’보다 경제를 우선한 ‘뉴딜’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 지난 7월 14일 발표한 정부의 ‘그린뉴딜’ 종합계획안이 국회와 정당, 산업계, 언론, 시민단체 등에서 화두다. 일각에서는 한국판 그린뉴딜의 장밋빛을 말하지만, 알맹이가 없다고 비판하는 쪽도 있다.

두 관점 중 누가 제대로 파악하고 평가하는지는 결국 시간이 판가름할 것이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인류 미래 사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재생에너지 전환 등에 관한 정책에 대한 허와 실을 들여다볼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용을 보면, 사업비만 73조 4천억 원인데 국비가 42조 원이다. 5년간 65만9천 개 일자리 창출과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경제구현을 위한 녹색 인프라 구축, 신재생에너지, 녹색산업 육성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지만 뉴딜에 억지로 그린을 얹어 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크다.

 

- IT와 결합한 디지털 산업에 집중한 것 같은데.

▲ 문 대통령은 그린뉴딜을 석탄에너지를 그린에너지로 바꾸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그린뉴딜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태양광산업협회도 저탄소 전환과 분산형 에너지 확대를 위한 그린뉴딜 정책 환영 입장을 냈고, 전기자동차협회도 한국형 친환경 ‘그린뉴딜’ 동참을 밝혔다. 내용을 보면, 먼저 국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의 탄소에너지 제로화를 강조하고 있다.

또 국토 해양 도시 녹색 생태계 회복, 깨끗하고 안전한 물관리체계 구축, 지능형 스마트 그리드 구축, 신재생에너지 확산기반 구축, 공정한 전환 지원, 전기차-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 보급, 녹색 선도 유망기업 육성, 저탄소, 녹색 산단 조성, R&D 금융 등 녹색 혁신 기반 조성이 포함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재생에너지 규모를 지난해 12.7GW에서 2025년 42.7GW로 3배 이상 확대를 밝혔지만, 산업 분야에 치중한 면도 있다.

 

- 시민 환경단체도 ‘그린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 환경단체뿐 아니라 녹색당과 정의당, 미래당 등 소수정당들도 그린뉴딜에 대해 각을 세웠다. 한국환경회의와 기후위기비상행동,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도 그린뉴딜 사업이 온실가스 감축과 불평등 해소 원칙을 따르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기후위기와 관련해서는 기후가 급변한 원인을 만든 화석원료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경제환경시스템 전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안에는 석탄발전과 내연기관 차량 등 회색 산업축소는 없다. 친환경 사업 육성책만 나열돼 있다. 결국은 기후위기 대응이나 온실가스 감축은 빠지고 산업과 경제만 육성하는 측면만 강조됐다. <3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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