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노브랜드' 홈플러스 '시그니처' 등 초저가·고품질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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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최근 가성비 높은 PB상품(Private Brand)이 고물가 시대 짠테크 소비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유통업계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 초반까지 내려왔지만 1년째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했던 탓에 가성비를 넘어 ’갓성비’를 추구하는 짠테크 소비가 주를 이루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PB상품 브랜드를 속속 선보이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PB상품이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의뢰해 생산한 제품에 자체 상표를 붙여 파는 자체 브랜드(자사 상표 브랜드) 상품을 말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내 PB 시장은 2008년 약 3조6000억원 규모에서 2013년에는 약 9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식품, 패션, 뷰티 등 전체 시장 규모로는 10조원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유통업계 측은 가격 결정 권한이 높아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되며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PB상품을 선호한다. 상품은 먹거리부터 생활용품까지 점차 다양해지고 있으며 가격뿐 아니라 맛과 품질까지 보장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 대표 PB인 노브랜드는 2015년 9개 상품으로 시작해 현재 1500여 개의 다양한 상품군을 운영하고 있다. 노브랜드는 상품의 본질적인 기능과 상관없는 비용은 최소화했다. 디자인, 포장 등을 최소화하고, 별도 마케팅과 홍보를 하지 않아 마케팅 비용도 절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절감한 비용은 품질과 가격에 모두 재투자한다. 특히 저렴한 가격에만 초점을 맞췄던 초창기 PB와 달리 노브랜드는 우수한 품질로 고객에게 신뢰를 얻었다.

홈플러스도 자체 브랜드 ‘시그니처’·‘심플러스’ 등에서 3000여 종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바이어가 수개월간 제조사를 찾아다닌 끝에 손목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적당한 무게, 특수 단조공법을 활용해 견고한 프라이팬을 제조할 수 있는 협력사를 발굴해 만든 ‘시그니처 IH티타늄 단조 프라이팬’ 제품은 한국소비자원 평가 결과 내구성과 가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시그니처’ 간편국수 3종(비빔국수·잔치국수·바지락칼국수)은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1만개를 돌파했다.

롯데마트는 통합 PB 브랜드 ‘오늘좋은’과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요리하다’를 선보였다. ‘오늘좋은’은 100여 개, ‘요리하다’는 650여 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CU의 PB 라인인 득템시리즈는 김치볶음밥득템·피자득템 등 30여 종의 상품을 운영 중이다. CU는 득템시리즈를 고물가 시기 수요 대응 차원에서 고품질 제품을 저가에 공급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닭가슴살득템 블랙페퍼'는 상품 개발 과정에서 별도 소스나 드레싱 없이도 먹기 좋은 맛을 찾았다.

GS25는 중소기업과의 상생 PB ‘리얼프라이스’을 통해 초저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굿민’을 통해 20여 종의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마트 노브랜드 매장에서 고객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위클리서울/이마트

한편 해외의 경우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찾는 소비문화가 정착되면서 PB상품이 유통업계의 핵심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경우 2022년 5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기 대비 8.6% 상승해 41년 만에 최대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PLMA(Private Label Manufacturers Association)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 PB 상품 시장규모는 158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6% 성장했고, 2022년 최근 5개월간 PB 상품 시장 매출은 1월(5%), 2월(6.8%), 3월(8.9%), 4월(9.5%), 5월(8.7%) 증가했다. 

프랑스 대형 유통기업 내 PB상품의 판매점유율은 2021년 31.9%에서 2022년 1~4월까지 32.6%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2021년 4월~2022년 4월까지 1년간 누적 매출액은 총 372만 유로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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