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상] 고홍석

[위클리서울=고홍석 기자] 

할 포스터는
초현실주의를 아래와 같이 분류하였습니다.
1. 발작적 아름다움
1-1 베일에 가려진 에로틱
1-2 폭발하는 상태가 멈춰버린 것
2. 객관적 우연
2-1 우연한 만남
2-2 발견된 오브제

이 나무는
제가 오래 전, 진안 성수면 산내마을에 살 때
745번 지방도로로 날마다 전주까지 출퇴근을 하였던 길에 늘상 만났던 나무입니다.
잡다한 배경 속에서 특색 없는 나무라서 차를 몰고 가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안개가 잔뜩 짙어져 있는 가을날, 갑자기 이 나무가 '낯익음 낯섦'으로 내 시선에 다가왔습니다.
갑자기 할 포스터의 '객관적 우연 - 우연한 만남 - 발견된 오브제'라는 초현실주의 테제가 머리를 스쳤습니다.

그 순간
차를 갓길에 세우고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때부터 저 나무는 '내 나무'가 되었습니다.

 

<고홍석 님은 전북대학교 명예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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