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심각, 스위스 빙하 대부분 사라질 위험
[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수 세기 동안 주민들의 보금자리였던 스위스 블라텐 마을은 빙하가 붕괴되면서 대규모 산사태가 덮쳐 사라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스위스 당국과 주민들은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64세 남성 한 명이 실종됐는데 수색 작업도 어려운 상태로 알려졌다.
앞서 스위스 ‘네스톤 산’을 모니터링하던 과학자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산의 일부가 무너지기 시작해 ‘버치 빙하’로 떨어져 얼음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작은 바위와 빙판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마을 주민 300명과 가축들은 안전을 위해 대피했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상황이 안정돼 모두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랬지만, 그 희망은 산산조각 났다. 900만 입방미터의 암석과 얼음이 계곡으로 쏟아져 내렸는데, 이는 스위스의 모든 지질 모니터링 스테이션에 기록될 만큼 강력한 힘이었다.
블라텐 마을은 바위와 진흙에 묻혔고, 수 톤의 잔해가 론자 강을 막아 홍수 위험을 초래하면서 정화 작업도 중단된 상태다.
스위스의 빙하를 점검하던 마티아스 후스 빙하 전문가는 “지구온난화와 관련한 뚜렷하고 가속화된 해빙이 계속 모니터링 돼 왔다. (빙하 붕괴는) 말문이 막힐 정도의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많은 것을 목격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알프스에서 발생한 이러한 사건들의 상당수가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며 “지구온난화가 영구동토층의 해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구동토층은 고산 지대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명확한 연광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구동토층은 산을 하나로 묶는 접착제 같은 존재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산은 무너지고 갈라지기 시작한다. 동시에 빙하는 줄어들면서 두꺼운 얼음층이 없는 불안정한 산비탈을 드러낸다. 지난 20년간 빙하와 영구동토층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녹고 있다. 100년 전보다 얼음의 양이 절반도 줄었고, 일부 빙하는 완전히 사라지기도 했다.
빙하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파리 기후 협정에서 합의한 1.5°C 목표 범위 내에 머물지 않는다면, 이번 세기 말까지 스위스 빙하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