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0°C 육박, 더 강하고 더 오랜 폭염 일상화 가능성
[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지구촌이 단순한 이상기후가 아닌 이례적인 폭염에 휩싸였다. 미국에서는 1억5000만 명 이상이 폭염에 노출됐고,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도 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었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고온”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동부와 중서부를 중심으로 퍼진 이번 폭염은 위스콘신부터 워싱턴D.C.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동부 해안에서는 6월 이례적으로 40°C 안팎의 기온이 예보됐으며, 체감온도는 43°C를 넘는 곳도 있었다.
문제는 야간에도 열대야 수준의 기온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도심은 열섬 현상으로 인해 밤 기온이 잘 내려가지 않아, 취약계층과 고령층의 건강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 역시 폭염을 피해갈 수 없었다.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서리 지역은 6월 중순에 33°C를 기록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날씨는 과거엔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했지만, 지금은 매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프레디 오토 기후과학자 겸 국제연구팀장은 “현재 나타나는 폭염은 기후변화로 인해 예전보다 최대 7°C나 더 뜨거워졌으며, 100배 이상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1년 미국 북서부, 2020년 시베리아, 2022년 영국 등 최근 대규모 폭염 사례들 대부분은 “지구온난화 없이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오토 팀장은 “현재 기후 모델은 폭염의 강도와 빈도를 심각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후 예측 모델이 대기 중 미세입자나 열돔 현상과 같은 신규 변수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폭염은 단지 날씨 문제가 아니다. 노동생산성 저하, 농업 피해, 인프라 붕괴, 수천 명의 조기 사망 등 사회 전반에 큰 부담을 준다. 특히 미국에서는 폭염이 가장 치명적인 자연재해로 분류된다.
기후 전문가 마이클 만(Michael Mann)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기후모델은 여름철 폭염의 지속성과 범위를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현재 추세라면 앞으로 더 강하고 더 오래 지속되는 폭염이 일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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