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량 감축 미룰수록 미래 세대는 돌이킬 수 없는 변화 겪어”
[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10년 전 파리 협정에서 채택된 지구 온도 상승 제한 1.5°C가 초과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빙하가 회복되기까지 적어도 수백 년이 걸릴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SD)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톨 대학은 지구가 일시적으로 1.5°C 한계를 최대 3°C까지 초과한 후 다시 식는 소위 '오버슛' 시나리오에서 2500년까지의 빙하 변화를 연구했다.
파비앙 모션 연구 박사는 “현재 기후 정책은 지구 온도를 3°C에 가까운 경로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1.5°C 제한이 유지되는 상황보다 빙하에 훨씬 더 해롭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연구는 지구가 다시 추워진다면 빙하가 회복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인을 목적으로 했다. 연구팀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이다. 우리 세대나 우리 아이들이 살아 있는 동안 빙하가 다시 자라날까? 안타깝게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지구 온도 상승은 10년 전 채택된 파리 협정의 한계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작년은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고, 1.5°C를 초과한 최초의 해였다. 연구원들은 지구 온도가 2150년경 3.0°C까지 상승한 후 2300년까지 1.5°C로 다시 하락해 안정화되는 ‘오버슛’ 시나리오 하에서 빙하의 미래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온이 1.5°C로 안정화되고 오버슛 없이 유지되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빙하 상태는 훨씬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1.5°C에서 35%가 녹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에 더해 빙하 질량은 2200년까지 16%, 2500년까지 11%가 추가로 손실된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녹은 물은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 해수면 상승을 더욱 가속화한다. 릴리안 슈스터 인스브루크 대학교 박사는 “대규모 빙하가 3°C 초과 기온에서 회복되려면 수천 년은 아니더라도 수백 년이 걸릴 것임을 보여준다”며 “알프스·히말라야 등 소규모 빙하도 2500년은 되야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빙하가 회복되면 다시 얼음으로 물을 저장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하류로 흐르는 물의 양이 줄어드는 ‘저수’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연구 대상 유역의 절반은 2100년 이후 어떤 형태로든 ‘저수’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션 박사는 “1.5°C를 초과하는 기온은 일시적일지라도 수 세기 동안 빙하 손실을 고착시킨다. 연구는 이러한 피해의 상당 부분은 설령 나중에 기온이 안전한 수준으로 바뀐다 하더라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며 “배출량 감축을 미룰수록 미래 세대에게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더 많이 겪게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