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 미국과 북한 협상테이블로 이끌 강력한 리더십의 인물이어야”
“차기 대통령 미국과 북한 협상테이블로 이끌 강력한 리더십의 인물이어야”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6.04.2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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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 방산비리 문제로 화제를 바꿔보자. 박근혜 대통령이 방산비리를 ‘이적 행위’로 규정하고 역대 최대 합동수사단을 발족해 검경ㆍ국방부ㆍ국세청ㆍ관세청 등 정부기관이 총동원되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건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현재 깃털만 건드린 상황이다. 이런 문제의 본질은 ‘소요(逍遙) 제기’에 있다고 본다. 즉 어떤 무기가 전시에 결정적으로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즉흥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심지어 정치적 사안과 필요에 따라 죽었던 방산사업이 다시 부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F-35 전투기 도입사업이다. 하지만 워낙 비싼데다 아직까지 개발완료가 안된 상태다. 또 후보기종에서 탈락시켰다가 전시작전권 연기 문제를 미국과 타진하는 과정에서 F-35 전투기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그러니까 7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죽었던 사업을 되살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북한에서 무인기가 하나 뜨면 군 당국이 부랴부랴 방산사업을 강화하고, GPS 교란 장치 문제가 발생하면 또 다시 나서는 구조다. 이렇게 뭔가 이상이 생기면 반복된다. 육․해․공군의 나눠 먹기식 사업으로 진행이 된다는 점도 문제다. 육군은 지대지 미사일을 구매하고, 해군은 함대함 미사일을, 공군은 공대지 미사일을 구입하면서 중복투자가 반복된다. 왜 국방비를 40조원씩 쓰면서도 쓸수록 비리는 왜 더 많아지고 제대로 운용은 안 되겠는가. 바로 소요제기 문제다.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은 나라에서는 육ㆍ해ㆍ공 삼군이 서로 힘을 통합하는 체제가 바람직하지만, 서로 갈라져 있다. 특히 육군을 중심으로 한 예산 따먹기와 나눠 먹기식 사업이 되다보니, 중복사업도 부지기수다.

 

 

- 방산업체와 중개업체를 둘러싼 비리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국방의 핵심역할을 담당하는 방산관련업체 전반에 만연한 비리관행과 악의 고리를 차단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 기본적인 상식에 입각한 정책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방산비리가 반복된다. 나라살림을 운영하려면 국민세금을 쓰기 위한 합당한 법적인 절차가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국방관련 사업들이 이런 부분에서 체계적 감시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마치 눈먼 돈처럼 다뤄진 적도 많았다. 그래서 국방의 문민화가 제기되고 있다. 국방장관을 민간인 출신으로 뽑을 시기가 온 것이다.

현역 장성급이나 퇴역군인들이 방산업체와 결탁하기 때문에 비리가 많이 일어난다. 게다가 이들은 제대하면 바로 방산업체로 입사한다. 그렇게 해서 비리가 반복되는 것이다. 퇴역하면 군 내부 사람들 대부분이 후배들이다 보니 서로 연락을 통해 만나서 식사자리로 이어져 방산비리 로비의 온상을 만든다. 또 외국에서 무기구입 로비스트를 채용해 활용하는 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퇴역 후 5~10년 간 재취업을 막는 관련법이 절실하지만 이마저도 국회가 법제정을 하지 않고 있다.

 

 

- 방산업체 감시와 관리부실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최첨단 무기가 훈련장에서 무용지물이 되는 등 국방력 손실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 군이 국민의 혈세로 사들인 무기를 잘 유지관리해서 쓰기보다는 자꾸 새로운 첨단 무기구입에 열을 올리기 때문이다. 국방예산을 따내면 방산업체와 ‘군피아’들이 합작해 신형무기 구입에만 치중하게 되면서 전반적 무기관리체제에는 구멍이 뚫린다. 따라서 유사시 전력약화와 끊임없는 국방비 낭비가 밑 빠진 독처럼 반복된다. 군 수뇌부나 정치적인 영향력이 막강한 사람들끼리 뭉쳐 방산업체와 로비를 통한 비리를 근원적 법제화를 통해 발본색원해야 이런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 이태형 자유상 시상식에서

 

- 무기사업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감시와 견제를 위한 시민단체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국방관련 시민단체 활성화가 방위사업 개혁과 투명한 국방운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분석인데.

▲ 2009년에 설립한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군인의 인권보장과 보호, 복지 증진, 군내 반인권적 법률, 제도, 정책 등을 감시하고 개선해 군대가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다양한 역할들을 하고 있다. 과거에 방산비리 문제를 간헐적으로 다룬 적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단체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남아있다. 무엇보다 국방부를 감시하고 견제할 기관은 국회 국방위원회다. 하지만 위원회 임원들이 대부분 국방장관을 역임했거나 군 수뇌부 출신들이 많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러니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 다음이 감사원이나 언론 등 많은 감시체계가 있지만, 제대로 된 감시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부분에서 이제 전문적인 시민단체가 나서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 미국은 현재 마이너스금리 경제로 힘겨운 가운데 11월 대선을 치른다. 현재 상황으론 트럼프와 힐러리가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는데 대선 이후 달라질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 힐러리가 당선될 것이라고 보지만 트럼프가 되더라도 자신의 공약대로 추진하지는 못할 것이다. 트럼프의 기본 이념은 백인들끼리 잘 먹고 잘 살면 되는데, 왜 남의 나라에 간섭하며 이민자와 난민 문제로 골치 아플 일을 만드느냐는 것이다. 해외에 미군을 파병해서 이것저것 자꾸 개입하는 것이 탐탁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트럼프의 나라가 아니다. 미국의 트럼프일 뿐이다. 다만 트럼프가 고립주의 성향 때문에 대외정책에도 적지 않은 파란은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는 방위비 분담금 압박을 가해 올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그는 강력하고 즉흥적이면서 유동적 정책을 펼칠 것으로 판단된다. 힐러리가 된다면 현재 오바마 행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힐러리 후보는 과거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부터 한반도문제를 보아왔고, 국무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오랫동안 동북아 문제를 다룬 경험이 많다. 따라서 힐러리가 당선되고 차기 한국 정부가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해 전향적으로 움직인다면, 미국도 북한과 평화적 대화를 통해 대치관계를 풀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금처럼 미국이 한국보다 더 강경일변도로 나갈 경우, 2008년부터 일관되게 추진한 오바마의 ‘아시아 재균형(Pivot to Asia)’ 정책의 일환인 ‘전략적 인내’ 정책을 고수하게 될 것이다.

 

 

- 마지막 질문이다. 한국도 2017년 대선을 치른다. 차기 대선후보가 남북관계 분기점이 될 시점에서 취해야 할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미국 대선도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더 큰 문제는 2017년 12월에 치러지는 한국 대선이다. 차기 대권후보는 한반도 위기가 현재 얼마나 심각한지를 직시해야 한다. 후보자의 결연한 의지를 국민에게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물론 의지가 모든 문제를 푸는 만능열쇠는 아니다. 하지만, 일단 의지가 강할수록 문제의 본질을 보려는 노력만큼은 집중해서 하게 된다. 골이 깊어진 남북관계를 풀어낼 방식은 결국 협상뿐이다. 이외의 별다른 방도가 없다. 차기 후보자는 미국뿐만 아니라 북한까지 협상테이블로 이끌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어렵더라도 차근차근 협상의 길을 트게 되면 작던 크던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와 안보분야에서 심각한 쌍둥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안보 면에서 위기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문제를 제대로 풀지 않는 한 총체적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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