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박상건의 치유의 섬과 등대여행기: 부산 영도등대-2회

<1회에서 이어집니다.>

▲ 영도 신선대조형

옛 말목장 터에 우뚝 선 등대의 대변신

태종대와 영도등대 경관은 부산의 으뜸 명소 중 하나로 갈맷길(절영해안로) 코스이기도 하다. 절영해안로 관리동에서 출발해 모자이크 벽화 타일로, 무지개 분수대, 출렁다리, 절영전망대, 7.5광장, 중리해안, 중리산책로, 감지 해변길을 거쳐 태종대에 이르는 4.6km 구간으로 4시간이 소요되는 구간이다. 이 코스는 영도등대를 돌아 태종대 입구로 돌아 나오면 끝나는 구간이다.

태종대 해안산책로를 걷다보면 이따금 안개가 자욱해진다. 그리고 문득 어디선가 고동소리가 들려온다. 영도등대에서 무적을 울려주는 소리다. 멀리서 항구로 향하는 배들에게 안전하게 배를 불러 모으는 소리이다. 태종대에서 조금 더 해안산책로를 걸으면 숲길이 나오고 오른 편 바닷가로 빠지는 길이 있다. 영도등대 이정표를 따라 가면 된다. 숲길에는 영도 등대 주변에서 서식하는 식물들을 알려주는 전시 액자들도 진열돼 있다. 상록수림 우거진 그 숲에 위치한 영도등대는 2004년 등대 100년을 맞아 해양관광 명로 거듭났다. 영도등대는 등대 아래서 시원스럽게 설계된 건축물과 바로 앞 바다를 유영하는 해상보트며 유람선 그리고 어선의 항해를 조망할 수 있다.

 

▲ 영도등대의 위용

 

영도등대는 아주 옛날 말을 방목하여 길렀던 곳이다. 그래서 목장이라는 뜻의 목도라고 불었고 등대도 목도등대라 불렀다. 그러다가 1948년 절영도 등대로 다시 고쳐 불렀다. 1881년 절영도진이 설치되고 1951년 절영출장소가 설치되면서 다시 영도라고 줄여서 부르게 되었고 등대 역시 지금의 영도등대로 고쳐 불렀다.

영도등대는 1907년 12월 우리나라에서 10번째 등대로, 부산에서는 최초 유인등대로 설치되어 100년 동안 운영되어오다가 시설물이 노후하고 자살바위 등 깎아지른 절벽에서 인명사고가 빈번하면서 안전문제 등을 고려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현상공모를 실시, 새롭게 레저문화 공간으로 단장했다.

등탑의 높이는 11m. 야간에 보내는 광파는 등명기가 한번 회전하는 18초 동안에 세 번씩 반짝이는 18초 3섬광으로 최대 광달거리는 40km이다.1990년에 조도(照度)센스가 부착된 등명기(PRB-20)를 설치하여 220볼트/1,000와트의 광파를 날씨 흐림에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빛을 쏠 수 있게 되었다. 안개가 끼는 날에는 전기사이렌으로 40초 쉬고 5초 소리를 내보내는 취명 음파표지를 보내어 해안 좌초 사고와 선박까리의 접촉 사고를 막아주고 있다. 이런 신호체계 음파표지를 무신호라고 부른다. 전기사이렌은 전기로 고압축공기를 만들어 사이렌을 울리는 장치인데 그 음달거리 즉 소리가 미치는 거리는 약 8km에 이른다. 영도등대가 관리하는 주변 항로표지는 동삼동 하리의 어항 방파제등대와 주전자섬이라고 부르는 생도 등표, 부산항 유도등부표이다.

 

 

▲ 자갈마당

대마도 보이는 등대전망대, 바다풍경에 푹

영도등대는 산비탈 길을 그대로 이용하여 오솔길을 산책하는 느낌과 바닷가를 거닐며 드넓은 해양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친환경적 공법을 사용했다. 길목마다 건축적 조형미와 인간의 여유로움을 주는 배색과 건축 공간을 마련해 마치 미술관을 거니는 기분을 갖게 해준다.

다른 등대와는 달리 ‘자연과 건축’, ‘건축과 자연’이 하나가 되도록 만들었고 건물의 안팎과 옥상까지 실제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바닷길을 느끼고 바다와 해안가를 감상하는 전망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특히 등대전망대에 오르면 56㎞의 일본 대마도까지 관측할 수 있다.

이곳에서 등대 100주년을 기념하는 섬사랑시인학교 캠프와 일반인, 예술인, 등대원과 함께 펼쳐지기도 했다. 등탑 아래서 밤늦도록 이성부 송수권 오세영 이정록 백학기 시인 등이 참여하는 등 시낭송 등 문화예술 명소로 거듭났다.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서는 최근까지도 태종대를 찾는 여행자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등대음악회와 가을바람에 밀려오는 琴바람 제목의 부산·경남에서 활동하는 거문고 연주가들과 함께 특별한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이곳 등대원들은 일상적인 등대 업무 외에도 수 없이 찾아드는 여행자들의 등대와 태종대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 신선바위 유람선

 

태종대 오솔길을 내려서면 등대로 바로 직진하지 않고 오른쪽으로 꺾으면, 해양미술, 사진, 조각 등을 전시하는 갤러리 ‘씨앤씨(See & Sea)’가 있다. 제1․2전시실(178㎡), 옥상 및 옥외를 이용한 야외전시(495㎡)로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아름다운 절벽 풍경과 함께 멋진 예술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다. 한해에 20회 이상의 전시가 이뤄지고 있으며 회화, 조각, 사진, 공예 등 다양한 예술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갤러리는 작가들에게 무료로 대관해 주고 있으며 대관신청은 수시로 인터넷 또는 전화로 신청이 가능하다.

또, 해양도서관 및 정보이용실은 건평 100㎡로 지하1층 및 지상1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종 서적과 정보를 통한 해양 체험 공간 및 학습 장소로 등대와 바다의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공간이다. 해양도서관에 보관된 도서들은 해양 관련 도서 위주로 6000여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시 도서 대여도 가능하다. 정보이용실에는 쉽게 해양관련 정보를 검색 할 수 있도록 5대의 컴퓨터가 배치되어 있다. 

해양영상관은 자연환경 보존 입체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해양영상관으로서 관람객에게 신비한 바다의 세계를 체험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상물은 가족모두가 함께 관람하실 수 있는 등급으로 1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수용 인원은 20명까지 가능하다.

전망대는 등탑 상부에 전망대를 설치하여 일출과 일몰, 오륙도 그리고 날씨가 좋은날은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40명 정도의 인원이 을 감상할 수 있도록 시설되어 있으며 등탑내부에는 계단을 따라 동심원으로 올라가며 선박의 발전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과 그림을 패널로 제작하여 전시해 놓았다. 또한 건물지붕을 경사형으로 처리하여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 데크가 조성되어 있다.

 

▲ 영도등대 등롱

 

▲ 인어상과 생도(주전자바위)

 

자연사전시실은 건평 45평 인간과 자연의 탄생 그리고 진화과정을 자연사 화석 및 패널 등 각종 전시물을 통하여 시원하게 펼쳐진 푸른바다를 보며 탐구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어류,인류, 공룡, 자연사 화석 및 패널, 공룡알, 고생대인류, 고래 및 천연기념물 화석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 전시품들은 부산대학교 지질학과 김항묵 교수가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해 준 것이다.

세미나실은 건평 84㎡로 여름 등대체험교실, 소규모 강의 및 기업팀 워크숍 등에 운영되며 대관은 무료로 하고 있다. 일반인 출입이 되지 않는 곳으로 조용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화이트보드, 빔 프로젝트, 마이크, 노트북 시설이 완비되어 있으며 30명 정도의 인원이 사용 가능하다. 실내는 개별 냉난방이 가능하고 앞뒤 조명을 분할하여 끄고 켤 수 있도록 되어 있어 효율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해양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리면서 공기 좋고 푸른 바다를 앞에 두고 친환경적인 조형물들과 함께 하는 영도등대 앞에, 생도등대가 보인다. 태종대 전망대 앞에 조그만 돌섬 하나가 보이는데 해운대방향에서 보면‘주전자 같이 생겼다’하여 주전자 섬으로도 불린다. 이 생도에는 여러 가지 전설이 있는데 생도에서 불을 취급하거나 용변을 보면 큰 화를 당하며, 남녀가 정을 통하면 급살을 맞는다는 전설이 있어 생도를 찾는 남녀는 없다고 한다. 또한 생도는 강태공을 유혹하는 유명 낚시터로 우럭, 감성돔 등의 고급 어종이 잡힌다.

영도등대 해양문화공간과 태종대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이 생도는 남해바다의 환상적인 경관만 보여줄 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아주 특별한 임무 두 가지를 하고 있다. 그 임무 중 첫째는 우리나라 남해바다의 영토임을 표시해 주는 영해 기점을 지켜준다는 것이다. 만약 남해바다에 생도가 없었다면 우리나라 영해 기점은 영도등대 끝에서 시작되어 그만 큼 영해가 좁아 젓을 것이며, 둘째는 부산 북항과 남항을 연결하는 항로의 중간에 위치하여 선박을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곳 생도등대는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서 선박의 안전항해를 위해 설치했다.

<시인, 섬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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