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硏 “불가항력적 재난 대비 ‘기후보험’ 도입 검토해야”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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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보전에 보험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일보 기고를 통해 “국내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현과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보험회사 자체 보험상품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온열질환 환자 수 및 요양급여 비용은 증가 추세다. 폭염일수와 온열질환 환자 수도 상당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만큼 기후 재난에 대비한 ‘기후 보험’이 필요해진 상황.

그는 기후 보험이 정책 보험 성격이 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책 보험은 정부가 보험료를 지원하거나, 재보험자 역할을 수행하는 등의 정부 지원이 존재하는 보험이다. 기온 상승에 따른 피해가 광범위하고도 급작스레 찾아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원 대상자와 구제 대상의 확대도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자연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 보험 상품은 농작물 재해, 풍수해, 가축 재해, 양식수산물 재해보험 등으로, 주로 재난으로 인한 농가의 재산 피해를 보장해 준다. 이런 보험들은 정부 및 지자체가 50% 이상의 보험료를 지원하는 정책 보험이다.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를 보상해 줌으로써 농가 소득의 안전망을 구축하고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함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기후 보험은 변화하는 기후에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 축적된 데이터에 의존하기보다 최신 데이터에 높은 가중치를 주고 예측 데이터까지 반영된 리스크 평가가 필수적이다. 

사회보험제도의 개선사항으로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추가 혜택 지급, 기후변화에 따른 근로자 상해 또는 사망을 보장 범위에 추가, 자연재해로 인한 실업을 보상하는 방안 등이 제기됐다. 기존의 사회보험을 기후위기에 대한 포괄적인 보호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불가항력적인 재난에 대비한 ‘기후 보험’, 특히 사적으로 대비하기 어려운 계층에 대한 정책 보험 성격을 지닌 ‘기후 사회보험’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생물다양성 보전 및 보호에도 보험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상용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브리프 논단을 통해 “보험산업은 사회에 존재하는 위험을 평가·관리하고 장래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환경 및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는 보험산업의 존재 이유와 부합한다”고 밝혔다.

국내 보험사들도 해외사례 등을 참고해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보험 금융 그룹 AXA는 생물다양성 보존에 대한 대처로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탄소 집약형 산업으로부터 투자를 철수하고 있으며 석탄이나 오일샌드 등에 대한 보험 인수를 제한하는 등 친한경 보험상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스위스 재보험(Swiss Re)의 경우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 보호의 일환으로 카리브해 해안에 서식하는 산호초가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에 대처할 수 있도록 풍속을 지표로 하는 지수형 보험상품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이에 국내사들도 생물다양성 보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연 서식지 보호를 위한 보험상품 개발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험회사들은 기업의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을 장려하기 위해 생물다양성 보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기업에 대해 보험 가입 시 보험료 할인과 같은 지원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성용 연구위원은 “생물다양성의 보전 및 회복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수행한다면 보험산업의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새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사들도 생물다양성을 보험회사의 지속가능성과 장기 가치 제고를 위한 중요한 기회로 인식하고 보전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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