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증가 속 생산능력 함양 속도...韓 틈새 될 듯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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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자동차 강국 독일에서 전기차(EV)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분야가 국내 기업들의 틈새시장이 될 전망이다. 현지 제조사들이 자체 배터리 생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기술협력 등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독일 연방자동차청에 따르면 2022년 독일 신규 차량 등록 수는 총 265만 1357대로 전년비 1.1%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배터리 전기차가 47만 559대 등록돼 32.2%의 증가율을 보였는데 휘발유(86만 3445대, -11.2%), 하이브리드(82만 7321대, 9.6%), 디젤(47만 2274대, -9.9%), 플러그인(36만 2093대, 11.3%) 보다 월등하다.

전체 신규 등록 차량에서 차지하는 전기차 비중도 증가세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기준 배터리 전기차는 40만 9708대가 등록됐다. 올해 말까지 약 500만 대 이상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으로 독일 전기차 시장은 앞으로도 증가 추세가 점쳐진다.

하지만 독일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전통 독일 차량 제조업체들은 시장 진입이 늦어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기차에 들어갈 자체 배터리 생산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인사이드 EV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별 판매량은 테슬라가 131만 대, 점유율 12.7%로 1위를 차지했고, 중국의 비야디(BYD)가 91만 대(8.8%)로 2위를 기록했다. 독일 폴크스바겐(WV)이 57만 대(5.5%)로 4위를 기록했는데 비야디와 함께 SAIC(67만 대, 3위), 지리(38만 대, 5위) 등 중국 업체가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는 충전소 확대와도 맞물린다.

현재 독일에는 전기차 운전자들이 공공 충전소를 찾는 것이 더 쉬워지고 있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독일의 공공 충전소당 전기 자동차 대수는 약 21대로 집계된다. 올 초 23대 대비 충전소가 확대된 것이다. VDA에 따르면 독일의 공공 충전소 수는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약 9만 7500개에서 1만 개 이상 증가했다.

독일은 내연기관차 부문에서 석유나 디젤로 동력을 만드는 모터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모터의 자리를 대체할 배터리 생산 시설이 전무해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으로써의 독일 산업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두덴회퍼 뒤스부르크 독일 자동차 연구센터장은 KOTR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기차 부문에서 6~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2035년 경 중국 자동차가 독일에서 25%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 기업과 테슬라에서 볼 수 있듯이 소프트웨어 및 배터리 기반 차량에서는 역동성과 속도가 중요한 만큼 테슬라가 독일 그륀하이데에서 생산하는 것처럼 대규모 공장을 신속하게 건설해 대량 생산을 통한 이점을 얻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KOTRA 관계자는 “유럽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의 약진에 대해 방어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데다 독일 완성차 기업들이 자체 배터리 생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차세대 자동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기술 협력을 비롯, 산업용 고성능 밸브, 프레스 금형기술, 자율주행 센서 및 소프트웨어, 차량용 반도체, 첨단 자동차 전장용품 등 한국 자동차 부품 업체에도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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