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미네르바’로 등단한 김경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가 나왔다. 언어의 촉수를 뻗쳐 시공간으로 침투해 견고한 시적 세계를 이룩한 시들을 엮은 것이다. 들끓는 ‘붉음’과 고여 있던 ‘붉음’의 마찰은 매혹적인 단 하나의 색으로 쏟아진다. 시인은 폐허를 지키는 사람이었다가, 들끓는 마적 떼를 품은 사람이었다가, 동시에 날아오르는 천 마리의 새떼를 지켜보는 사람이기도 하다. 시인이 가진 언어의 변주곡으로 읽어내는 풍경은 생동감 있는 ‘붉음’으로 마침내 도달하게 된다.시인은, ‘단독의 개별 세계’에
(엽서 하나)찌질의 역사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그것의 역사는 너무도 깊어 내가 어루만질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누구나, 누구의 찌질함에게나 역사가 있다. 속된 말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아무리 속되더라도 그 말을 쓰지 않으면 그 뜻을 전할 수 없을 때다. 가끔 글이 가공되어 당신에게로 가는 도중에, 나의 속된 말버릇들이 깔끔하게 고쳐져 전해질 때, 나는 말할 수 없는 절망에 빠진다. 그런 과정이 없다면, 우리는 서로 우리의 찌질함을 전달할 수 없다. 우리의 찌질한
5월, 바이올리니스트 이강원의 여덟 번째 바이올린 독주회가 금호아트홀에서 연주된다.이번 독주회에는 스트라빈스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듀오 콘체르탄테'로 무대를 열어 알프스풍의 위엄이 넘치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 작품번호 100', 베토벤이 남긴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마지막 곡인 '바이올린 소나타 10번 작품번호 96'으로 구성하여 피아니스트 채문영과 무대를 함께한다.바이올리니스트 이강원은 13세 대구음악협회 전국콩쿠르에서 관·현·피아노 전 부문에서 최연소 대상을 받으며
호주, 미국, 유럽으로 떠도는 재즈 유목민 차세대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사라 맥켄지(Sarah McKenzi)의 첫 내한공연이 오는 5월 13일 토요일 오후 7시 서초역 7번 출구에 위치한 흰물결아트센타 화이트홀에서 열린다.작곡과 편곡에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사라 맥켄지는 2015년 임펄스 데뷔앨범 'We Could Be Lovers, 2015, 3집'를 통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재즈스타 반열에 합류해 전 세계 재즈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2015년 5월 재즈 퍼포먼스 학위와 함께 버클리를 졸
화순 중장터를 지나 쌓인 눈이 녹지 않은 닭금재를 엉금엉금 넘어갔는데 마을 앞에 보행기 다섯 대가 일렬로 서 있다.나주 다도면 방산리 한적골마을.마침 나주교통 시외버스가 멈추더니 할매들이 내리신다. 할매 두 분이 마을 앞에 세워 둔 당신들의 보행기를 제각각 끌고 마을로 들어가신다. 오늘 남평장날이라 함께 장으로 나갔던 게다. 남은 석 대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할매들을 기다리고 있다.할매들을 따라 마을로 들어갔다. 국사봉으로 들어가는 피앗골 골짜기에 들어선 마을인데 아마도 골짜기에 큰 절이 있었던 모양이다. 큰 절이라는 말의 음이 변
‘9회 서울포토(SEOUL PHOTO)’가 2017년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코엑스 A홀에서 개최된다.국내 최대 규모의 카메라와 각종 사진기기를 한번에 만나볼 수 있는 제26회 서울국제사진영상전은 제26회 서울국제사진영상전P&I의 다양한 부대행사 중의 하나이다.2009년부터 서울포토는 사진이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장을 열었던 행사로 코엑스 주최/주관으로 개최되었다. 2017년은 서울포토, 이탈치네마, Fotasia와 공동주관으로 ‘between history and collection’이라는 주제로 세 부문으로 나뉜다.라이카
‘미스터리 소설계의 오스카상’이라 일컫는 에드거상 역사상 최우수신인상과 최우수장편상을 모두 거머쥔 유일한 여성 작가, 로리 로이의 데뷔작 '벤트로드'.디트로이트 흑인 폭동을 피해 25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남자, 가정폭력에 희생당하는 작은 누나, 가족의 안위보다 체면이 더 중요한 듯한 어머니, 냉담하고 배타적인 마을 사람들… 작가는 캔자스의 한 외딴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비극적이고도 은밀한 가족사를 담아냈다.삭막하고 음울한 분위기 속에서 끝없이 점층되는 불안감이 압권인 '벤트로드'는 ‘고딕으
따뜻한 바람이 분다.나의 계절이 시작되었다.이제 일어서야 한다.앞으로 나아가야 한다.언제까지 이 자리에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무언가 행동을 해야 한다.나만의 소리를 내야 한다.주어진 자리에서최선을 다해야 한다.할 수 있는 일을조금씩 해야 한다.거기에서 역사는 시작된다.가만히 있는데서변화의 바람이일어난 적이 있었던가?이제 옷을 벗어야 한다.그 앞에 나아가야 한다.그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그의 비전을 보아야 한다.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한다.오랜 세월이 지났다.어둠이 너무 짙었다.아무도 일어서지 않았다.앉아서 죽지 말고걷다가 죽어야 한다
이 책은 1948년 제1대 대통령 선거부터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까지 총 18번의 ‘대통령 선거’를 중심으로 국회의원 선거 및 지방자치 선거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를 통해 한국 현대사와 민주주의의 역사를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대통령 선거 시기의 정치 상황과 각 후보자들의 선거 공약, 선거 운동 방식, 선거 결과 등을 읽다보면, 미래의 유권자인 청소년들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민주주의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선거와 관련된 투표율과 득표율 통계
성은 어디까지 오픈되어야 하는 걸까? 적절한 수위는 어디까지일까? 부모에게 성상담을 해본 적 없던 우리 세대가 유치원 때부터 성교육을 받는 요즘 세대 아이들을 키우자니 당황할 때가 많다. 느닷없이 훅 치고 들어오는 어린 자녀의 질문에 진땀을 뻘뻘 흘린다.“그런데 엄마, 엄마랑 아빠는 성관계 할 때 옷을 벗고 했어? 아니면 입고 했어?”앞 뒤 설명도 없다. 저녁 반찬 뭐냐고 묻는 것과 같은 톤으로 툭 던진 질문.“뭐… 뭐라고? 그게 왜 궁금해? 몰라. 그런 것까진 알 필요 없어.” 당황한 나머지 질문을 봉쇄해 버렸지만 한
“당시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어요. 학교에서 수업을 듣다 사고 소식을 접했던 기억이 정말 선명해요. 저도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정말 남일 같지 않았고 충격적이었어요. 언론의 오보도 믿겨지지 않았죠.” 2015년의 여름날, 안산의 세월호 분향소에서 학우들과 함께 일부 유가족들을 만났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아이들보다 고작 한 살이 많은 신입생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말씀에 어렵게 마이크를 잡고 입을 뗐다.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어머니의 시선을 애써 모른 척 하며 울음을 꾹 참았는데, 힘겹게 눈물을 그치고 막 대화
경북 고령은 일찍이 찬란한 고대문화를 꽃피웠던 역사 깊은 고장이다. 여기에 청정한 숲과 계곡이 있고 가야산과 낙동강이라는 걸출한 자연유산도 끼고 있다. 고령은 무엇보다 삼국시대 6가야의 하나인 대가야의 도읍지로서 곳곳에 남아 있는 고색창연한 유물 유적들은 그 가치와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대가야는 고령 지방을 중심으로 성장한 고도(古都)로서 시조인 이진아시왕을 시작으로 도설지왕에 이르기까지 16대, 52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고분길에서 만나는 대가야의 역사중부내륙고속도로와 88올림픽고속도로를 번갈아 타고 고령 나들목으로
이제일어날 때가 되었다.언제까지 자리에 앉아기도만 드릴 수 없다.한 번 밖에 없는나의 삶을 살아야 한다.그가 나에게 주신그 삶을 살아야 한다.나에게 주어진그 길을 걸어야 한다.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내가 걸어야 한다.이렇게 걷다보면어느 날 하늘에 이르게 될 것이다.하늘에 이르지 않아도 좋다.그냥 걷기만 해도 은총이다.그와 함께 길을 걸어사랑에 들어간다.사랑이 아니라면삶이 무슨 의미인가?이렇게 끝까지 나의 길을 걸어거룩의 경지로 들어간다.그의 옆에 누워영면에 들어간다.날마다 새 노래를 부른다.그의 손을 잡고두 번 다시 오지 않을하늘의
서울발레시어터에서 5월 가족의 달을 맞이하여 2017년 신작을 올린다. 서울발레시어터는 과거 ‘가족 발레’ 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며 발레 대중화에 앞장섰다. 서울발레시어터의 대표적인 가족 발레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백설공주', '호두까기 인형', '비밀의 인형 코펠리아', '한 여름 밤의 꿈'등이 있다. 서울발레시어터는 가족 발레극을 통해 예술과 대중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그리고 오는 5월, 명성을 이어갈 새로운 작품 '들썩들썩 춤추는
‘모두’라는 말은 빠지거나 넘침이 없는 전체를 뜻한다. 이 모두라는 말 뒤에 따라 붙는 ‘미술’은 그래서 남녀노소,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이들이 누리고 향유할 수 있는 예술을 의미한다. 청계광장에 우뚝 솟은 「스프링」,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망치질을 멈추지 않는 「해머링 맨」, 서울 상공을 나는 어벤저스 멤버들의 발밑으로 보이던 「스퀘어−M, 커뮤니케이션」처럼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하게 되는 이 같은 거리의 미술들을 일컬어 우리는 ‘모두의 미술’, 즉 어느 특정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도시민 전체가 감상할 수 있고 일상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2018년 2월 9일 개최) G-300일을 맞아, 강원도 식문화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 전시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최봉현, 이하 진흥원)과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공동 주관하는 한식문화특별전 ‘봄놀이-산 꽃 밥’展 (4.15. ~ 6.20.)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다.이번 특별전은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강원도의 자연과 음식, 문화를 재조명하고자 기획됐다. 음식과 공예, 민속유물, 현대작품, 체험 프로그램이 함께 어우러지는 융복
직장생활 13년차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워킹맘 김아연은 일과 육아 둘 다 완벽하게 해내는 슈퍼우먼이 아니라, 회사 옆자리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워킹맘’이다. 그녀는 평범한 워킹맘이 사는 모습을 기록하고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자 ‘틈틈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네이버 포스트 조회수 250만, 팔로워 13,000명의 스타 에디터라는 이름보다 더 기쁜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었네요’라며 공감하고 ‘우리 함께 힘내요’라며 응원하는, 수많은 워킹맘 동지들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다.그녀는 슈퍼맘이 아닌 ‘리얼맘’이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오는 22일부터 5월 21일 사이의 세 차례 주말(토, 일)에 문화재청이 덕수궁 석조전 탐방을 통해 대한제국의 역사를 체험해 보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지난해처럼 학년별 두 개 과정(초등학교 3~4학년, 5~6학년)으로 나누어 구성했지만, 올해는 특별히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편하였다.이 프로그램은 석조전이 어린이들에게 대한제국의 살아있는 역사 교육 현장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2015년에 첫선을 보여, 지금까지 약 7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해왔다. 초
전쟁을 그치라.무기를 내려놓으라.너희의 욕망을 위하여이웃을 죽이지 말라.같이 살아야 할 존재이지없애버려야 할 상대가 아니니살상을 그만두라.나의 가슴을 파먹지 말라.언제까지 너희의 악행을계속하겠느냐?이대로 그냥멸망의 길로 가겠느냐?질주는 너희가 하겠지만죽는 것은 나인 것이니너희는 하나이지둘이 아닌 것이다.그만피 흘리기를 멈추라.너의 피로생명의 강을 더럽히지 말라.너희의 피가너희의 머리를 덮을 것이며너희의 손이너희의 눈을 가릴 것이다.힘을 자랑하는 자는힘으로 멸망할 것이요머리를 높이 드는 자는그 머리가 꺾일 것이다.살 길이 여기에 있으
제철 재료 홀리커, 푸드 포토그래퍼의 제철 음식일기장. 저자인 김연미는 스스로 ´푸드 포토그래퍼´라 칭한다. 푸드 포토그래퍼는 국내에서 조금은 생소한 직업이다. 포토그래퍼가 ´음식 사진도´ 찍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해외에서는 푸드 포토그래퍼라는 직업군이 푸드 스타일링과 더 나아가서는 푸드 컬처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추세이다.이들은, 푸드에 대한 전 세계적인 트렌드를 반영하듯, 스타 셰프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좋은 제철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재료의 특성을 예리하게 포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