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박정섭의 ‘내 집짓기 해법’-7회

현대인들이 도심에서 전원으로 삶의 터를 옮기고 싶어 하는 욕구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임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러한 주거문화의 변화에 동참하여 내 집을 짓는다는 것은 분명 큰 즐거움이다. 더구나 도시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이 전원주택을 마련한다는 것은 일생동안 단 한번 있을까한 가슴 벅찬 기쁨이고 기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연습 삼아 한번 집을 지어본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사람은 늘 착각이나 오류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 집짓기의 첫걸음부터 시행착오가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현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도처에서 이와 같은 시행착오가 반복되고 있는 까닭은 아마 사람들이 자기가 알고 있는 만큼만 볼려고 하며 그 테두리 안에서 매사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습성이 있다는 사실을 가끔 망각하기 때문일 것이리라 본다. 또한 해당분야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척 하지만 진정으로 건축주가 마음의 문을 열어젖히고 전문가의 기술력과 오랜 경험을 인정하는 데는 더더욱 인색하기 때문인 것으로도 짐작된다.

누구든 돈 없애고 속 편한 사람 없듯이 내 집을 짓기 위한 과정에서의 지나간 시행착오에 대해 “얼마짜리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해버리고 넘기기엔 그로 인한 비용 낭비는 너무나 큰 액수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에, 다가오는 전원주택 대중화 시대를 앞두고 찌든 도시의 울타리를 벗어나 전원생활의 정취와 여유로움을 설계하는 분들에게 터 고르기부터 준공ㆍ입주해서 터다지기까지 전반적인 과정상 겪기 쉬운 시행착오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그 요령에 대해 여섯가지 주제로 나누어 실무지침적인 내용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글 싣는 순서 】

Ⅰ. 택지를 살 때 기본적으로 「체크」해야할 사항

Ⅱ. 설계의 중요성 인지는 예산절감의 지름길

Ⅲ. 공법의 선택에 따라 쾌적성이 달라진다

Ⅳ. 시공업체 선정시 이런 점을 유념하라

Ⅴ. 무조건 저렴한 「평당공사비」선택은 부실주택으로 돌아온다

Ⅵ. 건축주와 설계ㆍ시공자가 지켜야할 점이 있다

 

36평형-모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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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법령 및 인ㆍ허가 과정 실무 지식

주택 짓기 과정상 건축주가 미숙한 부분 중의 하나가 대관청 인허가 업무이다. 따라서, 대개의 경우 건축사사무소가 설계용역 계약을 하고 건축주를 대신해서 인허가 업무까지 대행하는 것이 통례이며 건축사사무소와 시공업체는 설계단계부터 준공완료시점까지 긴밀한 협조관계로 인허가를 득하기 위해 상호 협업하여야 한다.

만약 시공업체에서 건축주와의 상담을 통한 설계 디자인작업을 수행할 경우 시공업체 역시 건축 관련법령 및 인허가 과정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당해 부지의 건폐율, 용적율, 인접대지경계선으로부터 건축물까지 이격거리, 높이제한 등 법적인 규정을 정확히 적용하여 당해 부지내 배치가 가능한 평면 · 입면설계 및 건축행위에 대한 인허가상의 문제점이 없도록 사전에 꼼꼼히 점검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허가 신청용 도면이나 구비서류의 누락으로 시간을 낭비함이 없이 인허가 업무흐름과 절차에 능통하고 체계적으로 대관업무를 처리함으로써 허가(신고), 착공부터 준공, 입주에 이르기까지 건축주의 계획에 차질없이 초기 일정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겸비한 건축사사무소와 시공업체 선정에 건축주는 주력해야 한다.

 

▲기술력 점검

① 설계도면 판독능력

설계의 중요성 못지않게 현장실무자의 설계도면 해석 · 판독능력 역시 공사완료 후 관청의 준공검사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설계자의 의도나 도면 내용을 정확히 숙지 또는 해석하지 못해 설계도와 공사결과가 서로 상이하여 준공검사시 지적된다면 준공승인이 지연될 뿐만 아니라 건축주의 당해 부동산에 대한 재산권 행사에도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상식적으로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항이지만 이와같은 시행착오는 예상외로 많다.

② 정확한 견적내역 작성능력

일반적으로 시공업체는 거의 대부분의 건축주로부터 “귀사는 평당 공사비가 얼마냐?” 라는 질문을 접하게 된다. 사실 이와 같은 질문에는 답변하기도 막연하고 고객의 질문에 답변 안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건축주로서는 정해진 예산범위 내에서 주택을 마련해야하기 때문에 여러 시공업체를 금액적인 측면에서 비교하여, 평당 공사비를 단순대비하기 쉬운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당연한 질문이리라 이해는 된다.

그러나 주택의 형태나 규모, 시공공법, 특히 마감수준 및 옵션자재 등에 의거 견적작업 과정을 반드시 거친 뒤 총공사비가 산출될 수 있는 것이며, 바닥면적의 합계가 똑같은 평수의 집이라도 주택평면의 구성, 벽체의 총 길이, 층수 및 층고, 지붕의 경사도 및 형태 등 설계내용에 따라 공사비의 차이가 다소 있을 수 있으므로 확정된 도면을 근거로 공사비 견적을 제출받아 업체선정의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그리고 시공업체는 반드시 정해진 설계도면에 대한 정확한 자재 수량산출 및 단가적용으로 현장에서의 자재 과부족현상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한편으로는 건축주의 예산 낭비를 줄여 적정 공사비를 부담하면서 훌륭한 집을 장만할 수 있도록 사전에 정확한 공사비 견적내역 작성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③ 자재 관리

공사 현장에서의 자재관리 능력은 직접적인 시공기술력 못지않게 시공업체가 필히 갖추어야 할 요건이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자재를 현장 공정에 차질없이 수급해야 함은 물론 현장에 도착한 자재의 규격과 등급에 이상이 없는지 검수할 수 있어야 한다.

자재의 입고와 출고관리 및 현장적재 요령, 보관요령 등이 공사기간과 공사품질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④ 공사수행 능력

근래에는 공사용 공구나 장비가 현대화되어 현장기술자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품질의 결과치나 공사소요시간의 차이는 상상 외로 크다.

특히 기술자는 국가기술자격으로 초급부터 특급까지 분류되어 등급별로 각각의 인건비에도 많은 차등이 있다. 따라서 숙련공을 투입함은 물론 반드시 예정된 공정표에 준하여 각 공종별로 적시에 전문기술인력을 현장에 투입해야 한다.

또한, 동시에 여러 공종의 중복배치로 인한 인력낭비나 공종간의 작업동선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현장책임자의 전반적인 조정 통제기능이 수반될 수 있는 업체인지 짚어보아야 한다.

⑤ 공사 품질관리

공사 종류별 및 전문분야에 대한 세부 항목별 시공점검 체크리스트에 준하여 착공부터 완공까지 지속적으로 체계적인 감리가 이루어져야 하자 없는 고품질이 보장된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책임자와 작업자들의 기술력과 팀워크다.

 

16평형-클래식
16평형-클래식

▲ 현장민원 관리

단독주택, 특히 전원주택 시공 현장은 대개 그 지역 주민들이 촌락을 형성하고 있는 마을 안이거나 인접지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외지인이 주택을 신축하여 지역 주민들과의 정서와 융화되기까지는 건축주의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때로는 좋은 집을 짓고서도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치 못하여 결국 전원생활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행을 택하는 사례도 많았다.

이와 같은 전원행 실패 사례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입주자인 건축주의 성격이나 정서, 대인관계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조그마한 시골마을의 정서는 현장에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지역주민들의 모든 시선이 새로 짓는 주택현장에 집중될 수밖에 없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여건의 공사과정에서 시공업체는 주변 민원이 발생되지 않도록 착공시부터 각별히 현장관리를 해야 함은 물론, 시공업체와 지역 주민들과의 융화가 먼저 선행되어 건축주에게 피해가 없도록 함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공사현장으로 인한 큰 피해가 없다면 소박한 시골 지역 주민들의 민원 또한 있을 리 없고, 아울러 건축주와 그 가족이 입주한 후에도 입주자와 지역 주민들 간의 융화에 시공업체가 조금은 기여하는 입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시공업체 대표자의 신뢰도

단독주택 시공업체는 공사 규모나 조직적인 특성상 중소업체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회사 명칭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기업체가 아니므로 건축주가 업체를 진단하고 평가하기가 더욱 어렵다.

이러한 여건에서 건축주는 시공업체 선정시 업체의 대표자에 대하여 전공분야, 국가기술자격증 소지 여부 및 기술자 등급, 건설 경력, 개인적인 자질이나 신뢰도 등을 반드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장을 총괄하고 지시하고 책임지는 시공업체 대표자의 실질적인 제반 기술능력과 현장감각, 신용도 등에 따라 건축 현장의 품질이 크게 좌우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박정섭
박정섭

 

- Hi-housing 대표
- 박정섭 목조건축디자인연구소 소장
-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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