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박정섭의 ‘내 집짓기 해법’-4회

현대인들이 도심에서 전원으로 삶의 터를 옮기고 싶어 하는 욕구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임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러한 주거문화의 변화에 동참하여 내 집을 짓는다는 것은 분명 큰 즐거움이다. 더구나 도시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이 전원주택을 마련한다는 것은 일생동안 단 한번 있을까한 가슴 벅찬 기쁨이고 기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연습 삼아 한번 집을 지어본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사람은 늘 착각이나 오류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 집짓기의 첫걸음부터 시행착오가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현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도처에서 이와 같은 시행착오가 반복되고 있는 까닭은 아마 사람들이 자기가 알고 있는 만큼만 볼려고 하며 그 테두리 안에서 매사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습성이 있다는 사실을 가끔 망각하기 때문일 것이리라 본다. 또한 해당분야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척 하지만 진정으로 건축주가 마음의 문을 열어젖히고 전문가의 기술력과 오랜 경험을 인정하는 데는 더더욱 인색하기 때문인 것으로도 짐작된다.

누구든 돈 없애고 속 편한 사람 없듯이 내 집을 짓기 위한 과정에서의 지나간 시행착오에 대해 “얼마짜리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해버리고 넘기기엔 그로 인한 비용 낭비는 너무나 큰 액수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에, 다가오는 전원주택 대중화 시대를 앞두고 찌든 도시의 울타리를 벗어나 전원생활의 정취와 여유로움을 설계하는 분들에게 터 고르기부터 준공ㆍ입주해서 터다지기까지 전반적인 과정상 겪기 쉬운 시행착오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그 요령에 대해 여섯가지 주제로 나누어 실무지침적인 내용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글 싣는 순서 】

Ⅰ. 택지를 살 때 기본적으로 「체크」해야할 사항

Ⅱ. 설계의 중요성 인지는 예산절감의 지름길

Ⅲ. 공법의 선택에 따라 쾌적성이 달라진다

Ⅳ. 시공업체 선정시 이런 점을 유념하라

Ⅴ. 무조건 저렴한 「평당공사비」선택은 부실주택으로 돌아온다

Ⅵ. 건축주와 설계ㆍ시공자가 지켜야할 점이 있다

 

9평형-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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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산업사회의 와중에서 생활에 시달릴수록 정취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다는 욕구가 치솟는 가운데, 요즈음 사람들이 환경적으로 살기 좋은 곳을 찾아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급속한 도시화로 인한 환경오염과 염증 때문에 이제 도시생활의 편리함에서 얻는 만족도 보다는 오히려 전원에서의 건강생활을 더욱 우선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 현실적 결과론이다.

그러나 건강생활의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푸른 산, 맑은 물, 깨끗한 공기 등 자연 환경적 요소 이상으로 중요시해야 할 선택 과제가 있다.

나와 가족의 안식처요 활력과 재충전의 기능을 충족시켜줄 내 집이라면 첫째 조건이 ‘주거의 쾌적성’인데 그 쾌적성을 좌우하는 몇가지 요인 중에서도 ‘건축 구조공법의 선택’은 심도있는 검토대상이며, 주거 만족을 꾀하기 위한 건축주 자신의 선택권이기도 하다.
 

▲건축 구조공법의 종류

주택을 짓는데 적용할 수 있는 건축 공법도 다양화되어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다.

예를들어 철근콘크리트 라멘(Rahmen)구조,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 벽돌 조적조, 스틸구조, 조립식경량판넬구조, 통나무목구조, 경량목구조(2*4inch, 2*6inch공법), 중목구조 등 각각 장단점을 개량·보완하면서 건축공법의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그 중에서 철근 콘크리트구조는 1850년대부터 프랑스에서 개발되어 그 동안 끊임없이 연구 개량을 거듭하면서 응용 발전되어 온 오랜 역사를 가진 구조공법이다. 그러나 이 공법은 내진, 내화, 내구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공의 불비(不備)에 따라 그 강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단점이 있다.

비근한 예로 시멘트벽돌조 또는 철근콘크리트조의 불균질 시공으로 인한 강도 저하나 균열현상 등으로 수명이 약20~30여년에 불과한 우리나라 아파트 재건축의 실태나 대형 붕괴 사고들의 원인이 철근이나 콘크리트 시공의 불비에 있었다.

모든 공법이 완벽시공이라는 원칙적 전제하에 그 수명이나 품질면에서 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법이다. 특히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주택을 짓기 위한 공법의 선택 과정에서는 각 공법별 주자재인 시멘트, 철, 목재 등 자체의 특성과 성질에 대한 검토가 소홀히 되어서도 안될 것이다.

한가지 예로, 시멘트 조성의 주성분인 규산, 알미나, 산화철, 석회 중에서 시멘트성분 전체의 약65%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석회(CaO)가 우리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선진 주거문화를 추구하는 측면에서 재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면 관계상, 필자가 설계 및 건설분야에 종사하면서 여러 각도로 체험하고 연구해 본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목구조 공법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36평형-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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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의 추세 변화

콘크리트 사무실의 연장과 같은 보편적인 콘크리트 주택의 양상은 정신 건강상으로도 지양되어야 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목조주택의 노출된 갈색 목질(木質)과 자연스러운 옹이 등은 인간이 자연과 벗 삼아 살고 싶어 하는 본능을 충족시키기에 유리할 것이다.

더욱이 근래에는 공학목재 산업의 발달로 단독주택뿐만 아니라 공동주택, 상업용 건축물, 실버(silver)타운, 학교건축, 종교건축 등에 이르기까지도 목재를 이용한 건축 시공법의 다양성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철근 콘크리트구조보다 앞서 미국에서 1832년에 개발한 미국식 경량목구조공법(Light weight wood framing system)을 주된 건축양식으로 약 200여 년 동안 발전시켜온 미국의 주택사례나, 특히 지진이 많고 다습한 기후조건을 가진 일본의 주택사례를 보면 현재까지는 경량목구조공법이 여타 공법에 비해 가볍고 내화성이 우수하고 지진에 강하며 가장 과학적으로 발전된 건축공법이란 평가에 따라 그 만큼 우리나라와 세계 각지에 이미 널리 보급되었으며, 잘 알다시피 우리의 조상 역시 예로부터 나무로 짓는 오랜 한옥문화의 지혜로운 전통이 목조건축의 긴 수명과 우수성을 세계목조건축단체를 통하여 입증하고 있다.

더구나 복잡한 도시생활속의 현대인들은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보다 안락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갈망하고 있다 보니, 주택의 유형 중에서도 전원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원주택의 공법 또한 목조주택에 대한 관심도가 날로 증가하여 주택문화의 변천이 급속히 가속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목조건축 구조용 목자재의 대량생산 · 공급을 위한 건조, 가공 및 처리 과정상의 설비 및 기술력이 미비한 현실이어서 건축 구조재로서의 목자재 대부분이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에서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목재산업에 대해 이미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국내 관련기관과 단체 또는 해당업계의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에 큰 성과를 기대해 보면서 목구조 건축공법의 특장점을 소개한다.
 

▲목재의 물리적 성질

① 목재의 성질은 그 조성분과 구조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화학적 조성분은 수종에 관계없이 거의 일정해서 탄소, 수소, 산소 등의 원소가 일정한 비율로 조성되어 있다.

② 목재는 세포로 구성되어 공극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금속이나 콘크리트에 비해 열전도율이 현저히 낮아 단열효과가 크다.

③ 목재가 공기 중에서 습기를 흡수하거나 또는 발산하는 현상, 즉 흡습성은 실내 습도 조절효과를 가진 목재 특유의 물리적 기능이다.

④ 목재는 건조되면 수축하고 흡수ㆍ흡습하면 팽창되며 주위의 온도 및 습도에 따라 함수율 변화로 인한 수축 팽창을 일으킨다.

따라서 건축 구조재의 경우 함수율 기준으로 규정되어지고, 세포 내공중에 포함된 자유수는 증감되어도 목재의 팽창 수축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 섬유포화점 이상이면 함유수분이 증감해도 팽창 수축이 생기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⑤ 전기에 대한 성질로서, 건조한 목재는 저전압에서 전기의 불량도체이다.

⑥ 목재가 타는 연소현상은 목재의 열전도도, 비중, 함유성분, 목재의 단면적, 목재표면의 평활도, 함수율 등에 의해 영향이 있으며 건축공법에서는 방화도료를 사용하거나 난연성 재료인 석고보드 등으로 목구조체의 연소를 일정시간 차단하기도 한다.

⑦ 건축용 목재는 필요 부위별로 방부처리 및 방충처리한 자재를 사용함으로써, 목조건축물의 내구성을 보장해주고 있다.

이 외에도 산림청의 연구발표 자료에 의하면 목재의 특성상 인체 및 주거생활에 미치는 긍정효과는 상상 밖이라 하겠다.

첫째, 인체에 미치는 영향으로서 목재의 시각특성, 청각특성, 신체 감각적 특성, 질병예방 및 치유효과 등이 있다.

둘째, 주거환경에 미치는 효과로는 온도환경, 습도환경, 음환경, 공기환경, 근로환경, 교육환경 등 각 분야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 결과가 자료화해서 발표되었다.

따라서, 목구조 주택이야말로 이러한 긍정효과와 더불어 우리의 생활 주거환경으로서는 최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이어집니다.>

 

박정섭
박정섭

 

- Hi-housing 대표
- 박정섭 목조건축디자인연구소 소장
-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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