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박정섭의 ‘내 집짓기 해법’-6회

현대인들이 도심에서 전원으로 삶의 터를 옮기고 싶어 하는 욕구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임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러한 주거문화의 변화에 동참하여 내 집을 짓는다는 것은 분명 큰 즐거움이다. 더구나 도시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이 전원주택을 마련한다는 것은 일생동안 단 한번 있을까한 가슴 벅찬 기쁨이고 기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연습 삼아 한번 집을 지어본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사람은 늘 착각이나 오류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 집짓기의 첫걸음부터 시행착오가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현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도처에서 이와 같은 시행착오가 반복되고 있는 까닭은 아마 사람들이 자기가 알고 있는 만큼만 볼려고 하며 그 테두리 안에서 매사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습성이 있다는 사실을 가끔 망각하기 때문일 것이리라 본다. 또한 해당분야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척 하지만 진정으로 건축주가 마음의 문을 열어젖히고 전문가의 기술력과 오랜 경험을 인정하는 데는 더더욱 인색하기 때문인 것으로도 짐작된다.

누구든 돈 없애고 속 편한 사람 없듯이 내 집을 짓기 위한 과정에서의 지나간 시행착오에 대해 “얼마짜리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해버리고 넘기기엔 그로 인한 비용 낭비는 너무나 큰 액수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에, 다가오는 전원주택 대중화 시대를 앞두고 찌든 도시의 울타리를 벗어나 전원생활의 정취와 여유로움을 설계하는 분들에게 터 고르기부터 준공ㆍ입주해서 터다지기까지 전반적인 과정상 겪기 쉬운 시행착오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그 요령에 대해 여섯가지 주제로 나누어 실무지침적인 내용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글 싣는 순서 】

Ⅰ. 택지를 살 때 기본적으로 「체크」해야할 사항

Ⅱ. 설계의 중요성 인지는 예산절감의 지름길

Ⅲ. 공법의 선택에 따라 쾌적성이 달라진다

Ⅳ. 시공업체 선정시 이런 점을 유념하라

Ⅴ. 무조건 저렴한 「평당공사비」선택은 부실주택으로 돌아온다

Ⅵ. 건축주와 설계ㆍ시공자가 지켜야할 점이 있다

 

26평형-모던
26평형-모던

내 집을 짓고자 할 때 첫 단계가 집터를 고르는 것이었다. 집터가 결정되면 그 다음엔 어느 정도의 규모(층수&평수)로 어떤 모양의 집을 지을지 고민하고 가족의 취향이나 건축비 예산 등을 고려해서 일단 개략적인 형태로 구상이 되면, 건축주는 시공회사를 찾아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건축비용 등 상담 절차를 밟으며 여러 시공업체를 비교 검토하게 된다.

이때, 설계 디자인 및 시공능력을 제대로 갖춘 우량업체를 잘 선별하지 못한다면 내 집 짓기는 절반도 성공하지 못하는 셈이 되고 만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부실시공으로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에는, 하자없이 튼튼하고 개성있는 집을 지어줄 시공업체 선정에 필요한 체크 리스트를 소개함으로써 성공적인 내 집 짓기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서는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시공업체 검토대상 선정

건축주가 시공업체를 검토할때 흔히 신축예정부지와 가까운 지역업체 또는 건축박람회에서 자주 접하거나 매스컴에 광고를 통하여 상호가 익숙한 업체, 인터넷 검색 파워링크업체 등을 우선 대상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해당 지역업체가 합리적인 금액으로 잘 짓는 업체라고 단정 지을수도 없으며, 언론매체 및 인터넷 광고홍보비용, 건축박람회 참가비용 또는 본사직원의 수가 많거나 임대료가 비싼 위치에 소재하여 높은 본사관리비용 등등 이러한 고정지출비용들을 종국에는 그 업체에 공사를 의뢰한 건축주가 그만큼 비싼 공사비로써 부담하게 되는 경영구도일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다시 말해서, 본사관리비 등 고정지출비용이 많은 업체와 그렇지 않은 두 시공업체가 건축주로부터 동일한 공사금액 계약조건일 경우, 과연

1) 어떤 업체가 당해 공사비조로 더 많은 금액을 투입할 수 있겠는가?

2) 나아가 더 나은 품질의 건축 결과물을 창출해 낼 수 있겠는가?

답은 명확할 것이다.

"시공업체의 규모가 크다거나, 광고·홍보를 많이 하는 영업위주 회사라고 해서 정석대로 완벽시공을 한다는 보장은 없다"라는 점도 염두에 두고, 업체의 실질적인 전문기술력 보유여부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49평형-모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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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공업체의 내실 및 인지도

시공업체의 ‘인지도’란 실제 축조된 공사결과물을 토대로 대중 앞에 서서 냉정하게 여론에 의해 평가되어 형성되는 것이다.

"시공한 주택의 겉보기가 미려하다, 공사비가 저렴하다, 시공업체의 규모가 크고 회사사무실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 등의 이유로 업체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리고 실제 시공능력은 미비하면서 여러 매체를 통해 반복된 홍보 효과로 인하여 대중에게 알려진 업체 상호는 단지 고객에게 생소하지 않은 친숙도일 뿐이지 결코 인지도는 아니다.

고객의 감동을 얻기까지 주택내부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시공업체의 정밀한 시공, 양심적인 시공이 뒷받침되어야만 고객이 곧 매개체가 되어 입소문으로 정직한 전문기업으로서의 인지도가 상승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정밀하게 양심적으로 정석시공을 건축주에게 보장하기 위해서는 시공업체가 건축주로부터 수령한 공사비를 다른 용도나 다른 현장에 유용하지 않고 당해 현장의 시공비조로만 운용하여야 함이 옳다는 것은 ‘상식’이고 ‘상도의’지만, 시공업체의 실상은 부채나 거래처 미지급금 등의 기 발생된 채무로 인하여 상식에 맞지 않게 자금이 운영되고 돌려막기식 악순환 경영업체도 허다하다.

심지어, 전원주택 건축시장전망이 밝은 줄로만 판단하고 우후죽순처럼 신생업체가 마구 생겼다가 경험과 기술력, 인지도 부족으로 공사수주경쟁에서 밀려 경영자금난의 악순환을 겪다가 금방 우수수 없어지고 또 생겼다가 곧 사라지는 업계의 실태도 거듭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건축주가 업체의 내실이나 인지도에 대한 판단착오로 부실업체에 공사를 의뢰한다면 부실시공, 공사기간 지연은 물론이고 주택의 완공이 불투명할 수도 있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시공업체의 지명도 체크는 건축주가 대상업체를 방문하여서 영업직원이 아닌 그 업체의 대표와의 직접 상담을 통하여 경영방침 및 현장 운영체계 등을 반드시 점검해 볼 필요도 있다.

시공업체 대표와의 대화로부터 느끼는 건축주의 직감은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과 신뢰도가 있는 업체인지 여부를 가리는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공사실적 및 품질도

앞에서 기술한대로 건축주가 무수히 많은 시공업체 중 한 업체를 선정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꼼꼼히 진단해 본 후에 결정했는데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사례도 허다하다.

따라서 검토 대상업체의 범위를 축소해 가는 차원에서 시공업체의 평가 방법 중 하나는 그 업체의 시공실적 및 사례를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시공사례에 대한 품질 체크는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입주한 집의 내부를 구경하기 위해 집주인의 양해를 구하기가 의외로 쉽지 않은 관계로 사례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실적 사례들을 소개한 그 업체의 사진자료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업체의 부실공사 실적은 아무리 많아도 의미가 없듯이 시공사례의 숫자보다는 품질 등급이 중요하다. 즉 주택의 규모가 작고 단 한 채의 주택을 짓더라도 완벽한 품질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장인정신이 내재된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건축주 입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핵심일 것이다.

왜냐하면, 다수의 수주영업직원부터 경리, 관리직원들까지 많은 숫자의 본사직원이나 그 업체의 규모가 내 집을 짓는 게 아니라, 내 땅에서 내 집을 직접 짓는 현장책임자의 실력과 양심이 내 집의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쾌적한 전원생활을 누리기 위해 결단과 용기로 도시를 탈피하였는데 부실공사로 인한 집의 하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서는 안 될 일이다. 결국 공사부분은 시공업체에 의해 좌우되는 결과물이므로 건축주는 공사비 평당 단가에만 비중을 두고 따져볼 것이 아니라 품질면에서 시공업체 선택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박정섭
박정섭

 

- Hi-housing 대표
- 박정섭 목조건축디자인연구소 소장
-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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