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공격적 전환 목표·배터리 원자재 공급망 확보 등 '과제'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글로벌 차원의 친환경정책 추진에 따라 전기차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보조금 축소, 인플레이션, 중국 업체의 해외 진출 등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미래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 효율화와 아울러 전후방 산업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기차시장, 해마다 56% 성장...전체 자동차판매 10% 넘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위클리서울/현대자동차그룹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EU,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이 내연기관 판매 금지와 전기차 비중 확대를 목표로 하는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며 전기차 비중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순수전기차(B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전기차(FCEV) 등 전기차의 판매량은 2017년 111만대에서 2022년 1052만대로 연평균 56.7% 성장했다.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서 13.2%로 확대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제조사는 BYD와 테슬라로 각각 187만대, 154만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17.8%, 14.6% 차지했다. 70만대 이상의 전기동력차를 판매한 완성차업체는 폭스바겐그룹, GM그룹이 있으며 전기동력차의 판매 비중이 15% 이상으로 높은 제조사는 길리그룹, BMW그룹, 상하이차그룹이 있다.

김호건 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그러나 폭스바겐, GM, 포드 등 완성차업체는 전기차 전환에 따른 설비 투자, 연구개발 비용 및 높은 배터리 원자재 가격 등으로 전기차 사업이 내연기관 수준의 수익이 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5월 폭스바겐은 배터리 원자재 비용 상승 등으로 2025년에야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 포드는 지난해 전기차 사업에서 21억 달러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포드는 올해에는 30억 달러 적자를 전망하고 있으며 2026년부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김 연구원은 보조금 축소, 인플레이션, 중국 업체의 해외 진출 등으로 전기동력차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했다.

그는 “중국, 독일, 프랑스 등은 보조금을 폐지하거나 축소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라며 “중국 완성차 업체의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가격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상태에서의 저조한 영업이익률과 가격경쟁 위험요소를 극복하고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완성차업체들은 △공격적인 전기차 전환 목표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서비스관련 기업에 투자·인수합병 △배터리 업체와 합작공장 설립·자체 생산 추진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 구축 추진 등에 매진하고 있다.

실제로 순수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2030년까지 연간 2천만대의 순수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2천만대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약 20%를 점유하는 수준으로 매우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폭스바겐, GM,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2030년~2035년까지 내연기관 판매를 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는 등 전기동력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비해 현대차그룹은 2040년까지 100% 전동화 목표를 수립했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기업의 투자 및 인수합병 금액은 452억 달러로 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해 다른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이 확대되고 있다. 자동차기업이 투자 및 인수한 기업은 자동차 및 부품업체가 11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소프트웨어 기업 25건, 상업서비스 기업이 20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업체들은 특히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서비스관련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하며 미래자동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제조사는 전기동력차 전환에 필수적인 배터리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를 자체적으로도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테슬라와 BYD가 있다. 또 폭스바겐은 배터리 기업 파워코를 설립했으며 유럽에 배터리공장 건설할 계획이다.

현대차도 인도네시아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2024년부터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며, 미국에서는 2025년부터 SK온 및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완성차업체는 배터리 원자재 확보를 위한 협력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테슬라 등 기업은 전기동력차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가격을 낮추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원자재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등 배터리 공급망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의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 확보 관련 계획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가격경쟁력 확보·전후방 산업생태계 구축 '시급'"

 

ⓒ위클리서울/픽사베이

김호건 연구원은 “완성차업체는 공정 효율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확보 등 비용 저감 노력과 더불어 제품 차별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며 “주요기업 소프트웨어 개발, 배터리 공장 생산 등의 계획이 2024~2026년에 집중되어 있어 2025년부터는 전기차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그는 “현대차의 2040년까지 주요시장 100% 전동화는 해외기업들의 목표에 비해 비교적 느린 속도”이라며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등 선두업체와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뒤쳐지는 모양새가 나타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목표를 좀더 공격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완성차업체들의 생산 효율화, 규모의 경제 달성 등을 통한 비용 저감으로 가격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가운데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실정”이라고도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 경쟁력 요소는 배터리, 소프트웨어, 서비스, 가격 등으로 전후방 산업 생태계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관련 인재 양성, 스타트업 지원 등 미래 산업 전후방 생태계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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