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설립, 파업예고 등 고용불안·저임금 횡포 개선 기치

세라젬 '파우제 M4'와 브랜드 모델 배우 신민아. ⓒ위클리서울/세라젬
세라젬 '파우제 M4'와 브랜드 모델 배우 신민아. ⓒ위클리서울/세라젬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국내 안마의자 업계 상위 업체로 꼽히는 세라젬과 바디프랜드가 잘 나가는 회사 실적과는 달리 노사관계는 파행의 길을 걷고 있어 주목된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9일 “세라젬(대표 이경수)을 업계 1위로 만든 노동자들이 여러 직군을 망라해 세라젬지부(지부장 추선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조합원 노동자들은 CEM(방문판매 상급관리), HC리더(방문판매 중간관리), HC(방문판매점검), HP(영업전담), SMT(설치·수리), 행정매니저(사무·경리) 등 거의 모든 직군을 망라하고 있다. 고용형태는 특수고용직인 HC을 제외하면 대부분 정규직이거나 계약직이다. 고용주는 세라젬의 유통 및 서비스부문 자회사인 세라젬 C&S로, 모기업이 지분율 100%를 갖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일 대전에서 모여 세라젬지부설립총회를 진행했다. 

전국의 서비스부문 세라젬 노동자들은 1450명이 넘는다. 노조는 전국적으로 조합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과반수 조합원 확보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이들은 회사의 일방적인 조직개편과 직무전환, 임금(수수료)체계 변경으로 일상적인 고용불안·저임금에 시달려왔다며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가 최근 설치·수리노동자들 중 상당수를 영업전담 업무로 전환하는 직무개편을 밀어붙이고, 직군을 막론하고 임금(수수료)을 삭감했다는 주장이다.

3년간 13회 제공하던 기존 정기방문점검 서비스도 1년간 2회로 일방 축소하고, 고객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자가점검서비스로 전환하면서 고객과 현장 노동자들로부터 동시에 원성을 사고 있다. 이에 HC의 방문점검서비스 약속을 믿고 제품을 계약한 고객들은 당연히 반발하고, 현장 노동자들은 고객 클레임을 처리하느라 업무량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방문점검 일거리가 사라지면서 점검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HC의 생계불안 문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HC의 점검수수료 감축 및 영업전담 직군 강제전환, 직고용된 HC리더를 개인사업자 형태로 전환하려는 회사의 계획이 알려지면서 현장 노동자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었고, 해당 계획은 노조가 설립되면서 잠정 보류됐다는 설명이다.

추선희 세라젬지부 지부장은 “그동안 회사가 시키는 대로, ‘악’ 소리 한 번 못 내보고 살아온 아픔이 크기에 노조를 만든 것은 이제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더 많은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뭉쳐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사 바디프랜드(대표 지성규·김흥석)도 노조가 전면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노조 설립은 2020년 9월로 알려진다.

지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본교섭 기준 16차 교섭에서 노조는 사측과 교섭이 결렬됐는데, 회사가 임금교섭을 회피하며 시간을 끌었고 독단적인 인사평가를 기준으로 임금 인상을 진행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지회는 자사 조합원들의 평균 연봉이 경쟁사들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이기에 오랫동안 임금인상을 요구해 왔는데 사측이 이를 묵살했다는 설명이다. 2022년 기준 바디프랜드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3500만 원으로 세라젬(4500만 원), 코지마(4050만 원), 휴테크산업(4060만 원), 제스파(5400만 원) 주요 기업 가운데 가장 낮다.

지회는 이에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전면 휴업한다며 쟁의를 예고한 상태다.

한편 오랜 기간 안마의자 업계 선두를 달리던 바디프랜드의 2022년 매출은 5222억 원으로 매출 7501억 원을 기록한 세라젬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2020년 연간 매출 3000억 원이던 세라젬은 2021년 매출액 6670억 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이 전년비 12.4% 성장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바디프랜드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11.7%, 64.8% 줄은 5220억 원, 241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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