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에 희생되는 사람들
핵발전에 희생되는 사람들
  • 장영식
  • 승인 2021.09.0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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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월성 핵발전소와 가장 가까이 있는 나아리 주민들이 천막 농성장에서 7년이 넘게 집단 이주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핵발전에 의해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절규에 응답해야 합니다. ©️장영식
월성 핵발전소와 가장 가까이 있는 나아리 주민들이 천막 농성장에서 7년이 넘게 집단 이주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핵발전에 의해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절규에 응답해야 합니다. ©️장영식

[위클리서울=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 월성 핵발전소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마을이 있습니다. 월성 핵발전소에서 기체와 액체로 배출하고 있는 핵종에 의해 고통받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소변검사를 받은 성인과 어린이들에게서 삼중수소가 배출되어 큰 충격을 주고 있는 마을 주민들입니다. 그들은 사람의 몸에 치명적인 핵종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집단이주를 요구하며, 월성 핵발전소 홍보관이 있는 곳에서 농성장을 차렸습니다. 처음에는 매일 아침마다 상여를 매고 월성 핵발전소 정문까지 상여 시위를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도 국회도 한국수력원자력도 주민들의 호소에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농성장을 방문하고 주민들의 호소를 경청하였지만, 지금까지 변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청와대 앞에서도 국회 앞에서도 집단이주를 호소하였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그동안 주민들은 갑상선암과 백혈병 등의 혈액암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법원은 그 인과 관계를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바로 나아리 주민들입니다.

나아리 주민들이 월성 핵발전소 앞에서 농성장을 차리고 집단이주를 요구한 것도 7년이 흘렀습니다. 후쿠시마 핵사고와 경주 지진 그리고 포항 지진이 발생하면서 핵발전소 안전 문제와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 주민들의 문제에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보수 언론들과 핵산업계 그리고 그들을 비호하는 정치 세력들로부터 비판받으면서 지속적인 관심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그들의 ‘탈원전’ 비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여당의 무능과 철학 없는 자세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지난 10년 동안 월성 핵발전소 30킬로미터 이내에서는 200여 건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백도명 교수의 연구진은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 주민들이 핵발전소가 없는 주민들에 비해 암 발생률이 2.5배가 높았다는 연구 발표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그리고 핵산업계는 “한국 핵발전소는 안전하다”라고 말합니다. 한국 사회는 핵발전소의 ‘안전신화’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핵발전소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방적인 희생과 그들의 울부짖는 소리에 응답해야 할 시점입니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는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에서 “핵발전 산업은 그 치명적 위험성 때문에 거짓과 은폐가 없으면 지속시킬 수 없는 산업이다. 핵 문제에 관한 한 정부 기관이나 핵산업계가 생산하는 정보는 거의 언제나 거짓이거나 왜곡된 것들이다. 그 대표적 예가 ‘핵의 평화적 이용’과 ‘청정에너지’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핵발전이 경제발전을 위한 수단이라는 논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그 어떤 권리도 인간의 생명권을 앞설 수는 없다”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생명권은 모든 권리에 앞설 뿐만 아니라 모든 권리의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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