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배터리 사용·제조공정 혁신 등 가격인하戰
하나금융硏, "100년 만의 기술변혁기...가격경쟁력 확보 '시급'"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립중앙과학관에 설치한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위클리서울/현대자동차그룹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테슬라 등 주요 완성차업계가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있어 전기차 가격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도 부품·생산 방식·서비스 등 전 방위에 걸쳐 가격경쟁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변화가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자동차 수요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테슬라 등 주요 완성차 OEM회사 사이의 전기차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완성차 회사들이 주요국의 전기차 지원정책 변경에 대응해 소비자에게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고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 가격인하 주도...타사도 '참전'

글로벌 전기차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테슬라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중국, 유럽, 미국 등에서 판매량 확대를 위해 차량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한 바 있다.

이에 점유율 방어를 위해 포드와 BMW, 폭스바겐, GM을 비롯해 BYD, Nio 등 다수의 회사가 올 초부터 전기차 가격을 낮추면서 테슬라발(發) 가격 경쟁에 참전했다.

이처럼 완성차업계의 전기차 가격 인하가 가능할 수 있었던 데는 핵심부품인 배터리 등의 가격 인하가 한 몫 했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약 25%~40%를 차지하고 있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선 배터리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기존 제품보다 더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 배터리 채택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리튬인산철은 주요 원재료로 철과 인산염을 사용해 고가의 희소금속을 사용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보다 20~30% 가량 소재 비용이 저렴한 편이다.

또  전기차 특성에 맞춰 제조 공정을 혁신한 것도 생산비용 절감에 역할을 했다.

전기차 공장 건설 시 내연기관차와는 다른 전기차의 구조 및 제조 흐름을 감안해 공장설계 최적화, 생산 공정 간소화, 혁신 기술 적용 등을 통해 생산성 극대화를 추구했다.

가장 대표적인 제조 혁신은 테슬라가 지난 2020년 말 도입한 기가 캐스팅으로 부품수 및 생산 공정을 대폭 감축했으며 최근 도요타, 폭스바겐 등에서도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충전 표준을 단일화해 인프라 접근성을 개선한 부분도 전기차 판매 확대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에 도움을 줬다.

전기차 유지비가 내연기관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충전소를 찾을 수 없어 실제 사용이 불편하다면 전기차에 대한 매력도가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은 당연하다. 충전 인프라는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 시 가장 우려하는 요인 중 하나로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충전소 확대를 통한 편의성 개선이 필요하다.

테슬라는 꾸준한 투자를 통해 북미에서 높은 충전 만족도를 확보하고 있으며, 다른 완성차기업들도 자사 충전 생태계로 소비자들을 편입시키며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 불안을 개선하는 노력을 했다.

"적정원가 구조 확보 등 생존 가를 것"

ⓒ위클리서울/픽사베이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금은 자동차 산업에 100여년 만에 도래한 기술 변혁기로 그간 산업을 지배해 왔던 다양한 성공요인이 변화하며 새로운 경쟁 방식이 만들어 질 수 있다”며 “전기차가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게 되면서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수익성을 갖춘 핵심 모델을 생산해 낼 수 없다면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소는 “전기차 가격 경쟁이 시작됐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높은 차량 가격이 용인됐던 도입기를 지나 본격적인 전기차의 대중화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시기에는 원가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와 적정 원가 구조 확보 등이 생존여부를 가를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연구소는 “우리 기업들의 다양한 전기차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적극적인 탐색과 적용이 요구된다”며 “배터리 재활용 및 핵심 광물 조달, 친환경에너지 전환 등 과거 내연기관 차량의 영역에 있지 않았던 새로운 밸류체인에 대한 설계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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