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다, 그것도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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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지연 기자
  • 승인 2019.09.06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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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류지연의 중국적응기 '소주만리'

[위클리서울=류지연 기자]

내 나이 38세.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안정적인 한국생활을 뒤로 하고 타국에서 하루아침에 외노자(외국인 노동자의 준말) 신세가 되었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심리적으로는 아프리카만큼 멀게만 느껴졌던 중국이라는 나라,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38살 아줌마의 중국 체험기, 지금부터 시작해본다.

 

딸이 국제학교에 다닌 지 어언 3주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딸만 바쁜 게 아니라 엄마인 나도 매일 위챗과 전자우편, 학교 관련 앱(스쿨스버디, 시소)을 오가며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일단 위챗(微信 wēixìn)은 중국인들의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템이다. 신학기가 되면 학부모는 담임교사 위챗 계정을 추가 후 친구 신청을 한다. 신규 학부모라면 학교 사무실 계정도 추가한다. 담임교사 친추(친구 추가) 후 몇 번 대화를 해봤는데 답장이 즉각 올 때도 있는 걸로 보아 급한 연락이 필요할 때 요긴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개학 며칠 후에는 1학년 한국 학부모 대표라는 분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위챗에 1학년 한국학부모방과 학급 한국학부모방이 있으니 초대해주겠다는 문자였다. 한국학부모방에서는 학교 일정 관련 공지 등을 한국 학부모 대표가 친절하게 번역해서 알려주곤 했다. 또한 궁금한 것들은 학급 한국학부모방에서 질문할 수 있었다. 여기에 추가로 통학버스 단체방도 있었다. 버스에 인솔교사(monitor)가 한 명 탑승하는데 지각/조퇴/결석/부모 동반 등으로 통학버스에 안 타게 될 경우 단체방에서 인솔교사에게 말하면 된다.

넘쳐나는 위챗 방이 헷갈리는데 이게 끝이 아니다. 며칠 후에는 담임교사가 학급 학부모들을 초청해서 단톡방을 만들었다. 아직 학급 학부모 대표가 없으니 관심이 있으면 자신에게 말해달라는 공지를 띄웠다. 한번 지원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일단 향후 1년간은 중국어 공부에 중점을 두고 내년에 짬을 내어 도전하기로 마음먹는다.

위챗만큼이나 전자우편 확인도 중요하다. 학기 초라 각종 공지사항이 많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 주에 적어도 2~3개의 학교 공지가 날라오기에 계정을 자주 열어봐야 한다. 학기 일정 공지부터 학교 관련 앱 사용 설명회, 보험 정보 제출, 학교 관련 앱 계정 활성화, 학부모 상담 예약, 방과 후 특별활동 예약 등 그 숫자를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그 중 학부모 상담과 방과 후 특별활동은 스쿨스버디(Schools buddy)라는 앱으로 이루어진다. 학부모 상담은 일 년에 두 번 있다고 한다. 중국에 와서 반벙어리처럼 살다가 그나마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영어로 입운동을 좀 해볼까 했는데 담임교사와의 상담 시간은 인당 10분 단위로 할애되어 있었다.

오며가며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훨씬 길지만 마침 아이의 수영 수업이 있는 날짜라 들러서 수업 구경도 할 겸 가보았다. 수영 수업에 대해 말하자면 1학년의 경우 총 3학기(1학기는 8월 중순~12월 중순, 2학기는 1월 초순~4월 초순, 3학기는 4월 중순~6월 중순이다.) 중 1학기와 3학기에 각각 4주간, 주 2회씩 체육 수업 시간에 학교 실내 수영장에서 이루어진다. 며칠 전에 첫 수업을 하고 온 아이에게 뭘 배웠는지 물었더니 수영장 벽과 레인 잡고 걷기(가서 보니 정확하게는 ‘물장구치며 앞으로 나아가기’ 정도라고 볼 수 있겠다.), 팔을 앞으로 뻗고 물장구치기를 배웠다고 한다. 체육은 두 명의 남교사가 진행하는데 둘 다 물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고 밖에서만 가르쳤다고 한다. 이전에 새 친구 Y에게 수영 수업 소문(?)을 들었던 바 아이들이 거의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물 속에서 혼자 버둥거리는 수준이라고 해서 걱정이 되었는데 그래도 첫 경험이라 재미가 있었는지 얼른 수영 수업을 다시 하고 싶다고 해서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학부모 상담일에 참관한 수영 수업, 이날은 두 반 합동 수업으로 진행되어 네 명의 체육교사(2명/반)에 수영전담 교사 1명까지 총 5명의 교사가 있었는데 물 밖에서만 아이들을 지도하는 걸 볼 수 있었다.
학부모 상담일에 참관한 수영 수업, 이날은 두 반 합동 수업으로 진행되어 네 명의 체육교사(2명/반)에 수영전담 교사 1명까지 총 5명의 교사가 있었는데 물 밖에서만 아이들을 지도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위클리서울/류지연 기자

다시 스쿨스버디로 돌아가 이번에는 방과 후 특별활동(CCAs: Co-Corricular Activities)을 예약할 차례다. 통학 시간을 포함하여 근 9시간을 학교에 할애하는 일과만으로도 6살에게는 충분히 벅차기에 방과 후를 신청할 생각은 없으나 뭐가 있는지 구경이나 해보려고 들어가보았다. 1학년의 1학기 방과 후 목록은 다음과 같았다.

 

ⓒ위클리서울/류지연 기자

여아들의 관심 1순위인 발레의 경우는 1회당 100위안(한화 약 1만7000원)이라고 되어 있었다. 대형쇼핑몰인 소주중심(苏州中心 sūzhōu zhōngxīn) 발레학원에서 회당 한화 4만2000원 정도라고 하니 거기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월 2~4만원 수준(재료비 포함 주 1회 기준)이라는 한국의 방과 후 활동보다는 가격이 센 편이다. 학년별로 수업시간에 악기를 하나씩 의무적으로 배우는지라 고학년 프로그램에는 오디션을 봐서 들어가는 오케스트라도 있다고 한다. 악기도 사야 하는 건가 싶었는데 듣자하니 학교에서 1년 간 무료로 대여해준다고 한다. 4학년인 지인의 딸이 무지막지한 크기의 첼로를 빌려온 걸 보고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1~2학년은 리코더 정도를 배운다고 한다.

두 번째 학교 앱은 시소(Seesaw)이다. 이건 한국으로 치면 어린이집에서 쓰는 ‘키즈노트’나 ‘학교종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교사가 아이의 활동사진이나 동영상을 설명과 함께 올려주고, 공지사항을 띄워준다. 생각보다 사진 설명을 엄청 길게 올려줘서 소소한 감동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밤 9시가 다 된 시각에 연달아 올라온 선생님의 게시글을 보고 야근 문화나 열정페이는 중국도 비슷한가 싶어 안쓰러웠다.

 

ⓒ위클리서울/류지연 기자
사진 2) 시소에 올라온 수업사진 – 두 자리 숫자들을 배우는 중이라고 한다.
시소에 올라온 수업사진 – 두 자리 숫자들을 배우는 중이라고 한다. ⓒ위클리서울/류지연 기자

이제 많이들 궁금해 하는 국제학교 비용에 관해서 밝혀볼까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싸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학비는 올해 조금 변동이 있겠지만 작년 기준으로 1학년은 연 18만5000위안(한화 약 3145만원)이다. 연간 수업일수가 180일 정도이니 하루에 17만원 꼴이다. 또한 처음 지원할 때 지원비라고 해서 1500위안(한화 약 25만5000원)을 내야 한다. 교복도 사야 하는데 교복 비용은 저학년의 경우 3000위안, 3학년부터는 3800위안 수준이라고 한다.

점심은 오전/오후 간식 포함 일 25원(한화 약 4250원)이고, 원하는 경우에는 도시락을 싸와도 된다. 점심은 학생증처럼 생긴 카드에 금액을 충전해서 식당 이용 시 교통카드처럼 찍고 먹는 방식인데, 3학년(만 7세)부터는 점심 카드로 학교 내의 카페테리아에 가서 음료수나 빵, 쿠키 등을 직접 사먹을 수도 있다. 이전에 한번 학교를 방문했을 때 쉬는 시간이 되니 아이들이 우루루 카페테리아로 몰려와 간식을 사 먹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고등학교 때 일찌감치 쉬는 시간에 도시락을 까먹고 점심시간에는 매점으로 달려가던 학창시절이 떠오름과 동시에 벌써부터 자율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어린 학생들이 기성세대인 나에게는 참 신기해 보였다.

 

학교 카페테리아. 커피 메뉴가 다양하게 있어 아이들을 위한 매점이라기보다는 구내 커피숍같은 느낌이다. ⓒ위클리서울/류지연 기자
학교 카페테리아. 커피 메뉴가 다양하게 있어 아이들을 위한 매점이라기보다는 구내 커피숍같은 느낌이다. ⓒ위클리서울/류지연 기자
사진 4) 학교 안의 작은 연못과 도서관 정경
학교 안의 작은 연못과 도서관 정경 ⓒ위클리서울/류지연 기자

국제학교에 비하면 국제유치원은 좀 더 저렴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친구 Y를 통해 알아본 국제유치원 학비는 연간 7~8만 위안(한화 1300만원 내외) 수준이었다. 소주한국학교의 경우는 유치원/초등학교는 수업료가 1년에 2만5800위안에 입학금은 8000위안, 교통비(44원/일)와 중식/간식비(28원/일)를 별도로 낸다고 한다. 어림잡아 연간 3만4000위안(한화 약 580만원) 수준이다. 회사에 따라 자녀 학비 지원 여부는 천차만별이지만 국제학교 정도 되면 온전히 자비부담으로 보내기에는 크나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아이의 연령을 고려해서 비용 투입 대비 효과 여부를 잘 따져보는 게 중요할 것이다.

<류지연 님은 현재 중국 소주에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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