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권리, 국가재난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소비자의 권리, 국가재난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 정길호
  • 승인 2020.03.03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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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자신, 소비자단체, 정부의 총체적 노력과 역할이 중요
정길호 사)소비자와함께 상임대표
정길호 사)소비자와함께 상임대표

[위클리서울=정길호] 최근 코로나19 방역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회가 안정되어 있을 때뿐만 아니라 내우외환 등의 위기 상황에도 피해는 항상 소비자의 몫이었다.

역사적으로 전쟁을 틈타 생필품이나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기업과 유통업자들이 큰 부를 축적했다는 많은 사례가 있었음을 차치하고라도 최근 코로나19 방역 관련 제품들을 구매하고자 하여도 마스크 등 시판 제품의 품귀현상과 가격 폭등이 계속되었고 몇 개월이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누구의 책임이고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적 시스템이 있는지가 의문이고 법적인 보장은 되어 있는지도 궁금하다. 소비자권리 보호의 역사적 탄생 배경, 소비자단체를 통한 소비자권익 보호의 효과적 실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소비자기본권의 헌법적 표현은 헌법 제 124조에 명시되어 있다. ‘국가는 건전한 소비행위를 계도하고 생산품의 품질향상을 촉구하기 위한 소비자보호운동을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민주적 헌법 국가에서 기본권 보장은 주권자인 국민을 위한 최우선 과제이자 목표로 삼고 국가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 사이의 법률관계를 소비자·국가·사업자의 삼각관계 속에서 국가는 기본권 보호의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며 국가가 소비자 보호 의무 불이행 시 국가를 상대로 직접 소비자 보호를 청구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며 구체적 실행을 위해 민간소비자 단체 활동 지원과 헌법의 하위 전개로 소비자기본법, 소비자기본법시행령,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헌법이나 법률체계에서 소비자의 권리가 기본권으로 보장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과 같은 긴급상황 하에서 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가? 또한 ‘소비자권리와 기업/산업활성화의 관계는 대립적인가’라는 물음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목적, 가격형성 원리를 알아야 하고 소비자들이 기업을 대하는 태도는 보다 적극적이어야 할 것으로 본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하지만 가격형성이라는 것이 반드시 경제원리에 맞게 즉, 수요와 공급의 곡선이 만나는 곳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특히 독점적 기업들은 가격을 수준 이상으로 올리고 혹은 담합, 카르텔을 형성하여 소비자의 효용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 소비자가 취해야 할 태도는 현명하고 합리적인 소비 태도를 가져야 하며, 소비자는 소비자단체와 함께 기업의 감시기능과 불매운동 등 집단적 압력기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개인들이 독립적으로 나서는 것보다 소비자단체 등에 상담 및 고발 등 보다 더 적극적인 활동을 할 때 그 효과가 크다고 할 것이다.

  소비자운동의 역사는 1844년 영국의 로치데일(Rochdale)이라는 마을 공장 노동자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이 조합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모아 유통 구조를 개선하고 공동의 물질적·정신적 이익을 위해 공동 구매사업을 이용함으로써 생활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

근대적 소비자운동 기반의 전형은 미국에서 있었다. 케네디 대통령은 ‘소비자권익 보호에 관한 특별 교서’에서 ‘소비자 안전의 권리’,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소비자불만 관련 의사를 반영할 권리’, ‘소비자의 자유 선택 권리’ 등 4대 권리를 주장했으며 이후, 1983년 국제 소비자 연맹의 7대 권리선언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단체에 의하여 195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어 물자절약, 저축생활, 국산품 애용 등에 대한 민중 계몽 활동으로 펼쳐졌고 이후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 운동은 1960년대 후반부터이며 한국 소비자 연맹 등 민간 소비자단체 들이 창립되어 적극적인 활동이 전개되었다. 

1980년 1월에는 '소비자 보호법'이 제정·공포되어 소비자의 기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 지방 자치단체 및 사업자의 의무와 소비자 및 소비자단체의 역할을 규정함으로써, 소비자 보호시책의 종합적 추진을 위한 기본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소비자 권익보호는 법적·제도적 보장이나 소비자 개인의 역할과 민간소비자 단체의 역할을 통해서 실행하지만 금번 마스크 품귀현상에서 보듯이 유통업자들의 횡포가 정부의 강력한 조치와 공권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시장의 심판자인 정부에게 소비자 우선주의에 입각한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주체적 역할을 당부하며 정부는 스스로 통제의 책임을 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간소비자 단체나 소비자가 시장에서 주도적으로 생산자나 유통업자를 감시할 수 있는 기능을 촉진시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하, 코로나19 사태로 앞날이 불투명하고 혼란스럽다 할지라도 분명한 것은 금번 사태는 해결될 것이고 ‘언제 그랬냐’라는 식으로 평온은 찾아올 것이다. 금번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권리 보호에는 소비자 자신, 소비자단체, 정부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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