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미래통합당과 다를까
국민의힘은 미래통합당과 다를까
  • 김경배
  • 승인 2020.09.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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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 / 왕성국 기자

[위클리서울=김경배] 미래통합당이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본격 출범했다. 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가 지난 2일 새 당명 ‘국민의힘’과 정강·정책 개정안 등을 의결함에 따라 ‘미래통합당’이란 당명은 지난 2월 중순 출범 후 6개월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미래통합당이 우파세력의 결집에 방점을 찍었었다면 국민의힘은 강경보수세력과의 결별과 중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정강정책에 진보정당의 점유물과 같았던 기본소득제와 사회 양극화 해소, 경제민주화를 명시한 점은 향후 중도층을 둘러싸고 민주당과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30%대 지지율을 유지하며 완연히 회복세에 접어든 최근 기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이후 꾸준히 추진해온 중도정책과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여론의 부정평가, 코로나19, 장마로 인한 대규모 수해, 민주당의 입법 독주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이 함께 맞물린 결과다.

즉 외부의 요인에 의한 어부지리이지 자체 개혁을 통한 회복이라 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려면 자체 개혁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과거 통합당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에는 여러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업체 4개사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 심층리포트 1호: 정당지지도에 대한 다층적인 이해–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핵심지지층은 30%로 견고한 반면 국민의힘 전신인 통합당은 1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민주당에 대한 호감층(5%)과 선호층(2%)은 7%로 이들을 합치면 37%가 민주당 지지율이지만 통합당 호감층(5%)과 선호층(4%)은 9%로 이들을 합쳐도 23%에 그친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 11%를 포함해도 34%에 불과하다.

결국, 민주당 지지층이 곧바로 국민의힘의 지지층이 되지 않는다고 보면 다른 정당 지지층(13%)이나 정치무관심층(16%)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다른 정당 지지층이나 정치무관심층이 강경 보수파라기보다는 중도나 진보성향이라는 점이다. 중도로의 좌표변화가 불가피한 까닭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는 아직까지 극우 내지 강경 보수파가 존재한다. 특히 국민적 공분을 산 8·15 광화문 집회에 전직 의원을 포함한 당원 일부가 참석하는 등 당내 갈등요소로 남아있다. 정강·정책에 '국회의원 4연임 금지' 조항을 넣으려 했던 것도 당내 반발로 일단 제외했다. 국민의힘의 험난한 행로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선 국민들에게 정책대안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행해야 한다. 하지만 지지율 상승을 견인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행보에서 보듯 겉치레식의 행사에 그치고 있다.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 추모탑에 헌화한 뒤 무릎을 꿇고 묵념한 것이나 지난달 10일 전남 구례군청을 찾아 김영록 전남지사 등에게서 수해와 복구 상황을 전해 듣고 수해 현장을 찾은 것은 돋보이는 행보였다.

또 통합당 지도부가 13일 전북 남원 집중호우 지역을 찾아 피해 복구를 위한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나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만나 코로나19 확산세를 논의한 것, 23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만나 파업중단을 촉구한 것은 진정성 논란을 떠나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5.18 민주화운동과 유가족에 대해 폄훼와 망언을 쏟아낸 인사들은 아직도 당내에 남아있다. 정은경 본부장을 만나서는 국가보건안전부 신설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제안했다 한다.

그러나 국가보건안전부 신설은 부처와 협의할 일이 아니라 정부나 국회와 협의할 일이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인 상황에서도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층에 막대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상황에서 3단계 격상의 경우 우리 사회에 미칠 사회적 파장을 얼마나 고려한 것인지 의문이다.

의협측 제안으로 최대집회장을 만난 김 위원장은 파업중단과 정부와 의협 간 중재 역할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당의 입장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정부 측 입장을 지지하지도 의협 측 입장을 옹호하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입장인 것이다. 즉 수권정당으로 가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8·15 광화문 집회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광복절 집회와 통합당은 아무 관계가 없다"라거나 "국회의원 한 사람, 전직 의원 2명 등 몇 사람이 개별적으로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즉, 관계가 없다고 선 긋기에만 나섰지 이들 집회세력을 강력히 규탄하거나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한다거나 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하고는 아무런 관계도 없고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어찌 보면 수수방관하고 있는 모양새다.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도 대안 제시보다는 비판에 그치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힘든 자영업자나 서민층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 국민들은 알지 못한다. 이는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으로 나아가는데 하등의 도움이 되지 못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한다는 과거의 통합당 이미지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다. 국민의힘이 진정한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 사이에 내재된 통합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단순히 정부의 실정을 비판만 하지말고 실정을 지적하고 국민의힘의 대안을 제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말로 하는 것과 행동으로 실천에 옮기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그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국민의힘의 정강정책이 진보정책을 표방하는 데에만 그친다면 국민의힘은 진정한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없을뿐더러 미래통합당의 과거만 반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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