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 더 상세히 얘기해본다면.▲ 대통령과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가 골자다. 국민 10만 명 서명을 통해 입법하는 국민입법권도 들어있다. 국회와 정부만 가지고 있는 입법권한을 깨자는 것이다. 18세 선거연령 인하문제도 여야합의만 했을 뿐 진전이 없다.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 한국판 민정(民政), 다시 말해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 협정’이 그래서 필요하다. ‘마그나 카르타’는 왕과 시민이 약속한 헌장이다. 왕은 세금을 마음대로 걷지 못하도록 의회동의를 거치게 했다. 귀족은 백성에게
- 개헌과 선거개혁이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많은 정치인과 학자들이 인정했듯이 1987년 민주화 체제는 한계를 드러냈다. 개헌을 통한 합리적 권력구조를 새로 창출할 단계다. 문제는 정치인들이 사익을 위한 정략적 수단으로 개헌을 악용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개헌은 의원내각제나 내각 사이에 치밀한 권력분점과 견제장치를 갖춘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야 한다. 비례대표제로의 선거개혁과 병행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렇게 안 된다면 정당명부 비례제 또는 연동형 비례제 선거개혁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개혁을 통해
탄핵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광장에선 촛불과 태극기가 충돌하고 있다. 극한의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외교, 안보와 경제는 극한 상황이다. 대선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대로라면 이 나라에 빛은 보이지 않는 듯하다. 대외적 상황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선 자국우선주의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세상을 뒤흔드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발사 실험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개성공단은 폐쇄된 채 다시 가동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남북분단 70년이 넘었지만 통일은 여전히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100년 전 구한말 때와 유사한 동북아
- 가계부채 문제가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2008년 집권한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박근혜 정권까지 9년 동안 IMF 금융위기를 타산지석으로 삼지 않은 채 금융개혁을 미뤘다. 그런 사태를 이미 목격했음에도 한국의 금융개혁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그동안 재정확대에 의지한 ‘부채성장’을 이끌어왔다. 금융권은 정부 지시에 맞춰 저금리로 자금을 대량 방출했다. 투기용이던 뭐든 상관하지 않았다. 정부가 주도하고 나섰다. 그 여파로 일부 지역의 부동산은 급등했지만 서민경제에 대해선 무대책으로 일관했다. 특권층에
- 탄핵정국, 향후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가.▲ 촛불과 분노의 감정표현은 개별적으론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향후 대선을 지나 개헌을 놓고 국민투표를 하게 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시국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거시적 판단을 잘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현재까지 국회청문회와 특검, 헌재 심리과정 등을 통해 밝혀진 것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보여준 진행수준도 문제지만 얼마나 비효율적인 제도인가 하는 점도 알게 되었다. 물론 일부분이라도 밝혀내 성과를 얻어냈으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특검수사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비리들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다. 재벌에 검찰 등 공권력까지 연루된 이 ‘역사적인’ 사건은 특히,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유화 된 권력은 재벌에게 특혜를 주어왔고 재벌은 돈으로 화답했다. 박정희 정권 때 만들어져 그 중간다리 역할을 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권력과 재벌에게 황금알을 낳는 ‘보물창고’로 활용돼왔다. 뿌리 깊은 정경유착이 가능했던 이유다. 이번 정권에도 전경련은 자신의 역할을 지나칠 정도로 잘해냈다.그러는 사이
- 신자유주의에 따른 극심한 양극화로 세계가 홍역을 앓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로 전 세계에 신자유주의 체제라는 물결이 몰아쳤다. 세월이 지나면서 숨겨졌던 모순들이 드러났다. 대자본가들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지휘하면서 일반 시민과 서민·노동자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가중시켰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결론과 인식이 아직까지도 없다. 각 국가의 사회 구성원들도 살기가 너무 힘들고 팍팍하다. 자본이 모든 것을 삼키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세계가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에 짓밟혀 왔는지 사회적
- 촛불민심이 열망하는 게 단순 정권교체일까.▲ 촛불이 타오르는 과정에서 정치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달라지고 있다. 중요한 점은 광장의 발언을 보면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다. 일회성 정권교체만으로 혁명적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과거에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에 정치의 틀 자체를 밑바닥부터 바꿔야 한다는 의식의 변화다. 물론 정권교체 자체가 정치교체의 동력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그동안 일반시민들의 정치·사회적 발언권이 보장되지 않
2017년 정유년 새해에도 촛불은 여전히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 있다. 광장의 시민들은 촛불을 들었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불의한 권력에 맞섰다는 자긍심과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마음은 서로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2017년은 1987년 6월 민주항쟁 30주년이 되는 해다. 민주사회의 도화선이 됐던 6월 항쟁은, 지난해 수천만이 응집한 촛불로 다시 타올랐다. 그 열기는 희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은 대통령을 탄핵소추에 이르게 했고, 관련자들을 줄줄이 법정에 세웠다. 그 뿐 아니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정경유
- 방폐물 처리장,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세계에서 핵 발전 설비용량 규모가 가장 큰 나라이면서 방사성 폐기물 처분과 관련해 국제적인 영향역이 큰 나라들은 미국과 프랑스·영국·스웨덴·핀란드다. 이중에 미국·핀란드·스웨덴은 처분장 부지선정과 건설을 추진했고 영국은 핵 발전 초기부터 시작한 나라로 폐쇄원자로가 가장 많다. 특히 미국은 현재 104기의 핵발전소를 통해 국가전체 전력의 20%를 공급하고 있는데 1982년 제정된 핵폐기물정책 법에 의거해 방폐물 관리를 하고 있다. 1년에 핵발전소 1기당 우라늄
- 정권과 결합해 핵산업계가 벌여온 핵 발전 확대 전략의 실태는.▲ 정부와 핵산업계는 일심동체다. 이들은 1990년대 초기 세계적인 반핵운동을 국민들이 인지하게 되면서 대국민 물량공세와 홍보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1992년에 원자력문화재단을 설립해 핵 발전의 이미지를 포장하는 홍보사업을 벌인 결과, 2000년 중반에 성공을 거두면서 일반 국민들의 핵 발전 인식이 대체로 긍정적으로 바뀌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 20년간 원자력문화재단은 전기요금에서 징수한 3.7%의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100억 원을 지원받아
현재 전 세계에는 442기의 원전이 있다. 우리나라는 핵발전소 밀집도가 세계 최고다. 좁은 국토, 인구가 많은데다 핵발전소 또한 많다. 현재 4개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총 25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며 전체 원전 단지 반경 30㎞ 이내에 9개의 광역자치단체와 28개의 기초자치단체가 밀접해 있다. 원전 1위는 미국으로 104기를 가동하고 있다. 프랑스 58기, 일본 50기, 러시아 33기에 이어 한국은 5위다. 개수와 용량은 다섯 번째이지만, 외국과 달리 상대적으로 좁은 국토에 많은 핵발전소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세계 최고인 셈
- 우리 민족의 영원한 화두, 남북통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가까운 시일 안에 통일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신 냉전구도를 형성하고 군사·경제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당기간 어려울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의 경제가 회복되고 북한주민들이 북한체제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기울어간다면 한반도 통일은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이 통일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층과 학생들도 관심이 없다. 보수 기득권층은 자신들의 이익
- 작년 11월 경찰의 직사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던 백남기 농민이 세상을 떴지만 국가는 잘못을 인정하긴 커녕 사과도 하지 않았다. 우리사회에서 오랜 동안 지속돼온 국가폭력과 인권탄압, 어떻게 보나.▲ 국가는 기본적으로 폭력조직과 같다. 법에 근거해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통상적인 국가의 개념이다. 하지만 그런 폭력을 불법적으로 자행한 게 바로 한국이었다. 역사적으로 대표적 사건들을 보면 이승만 정권하에서 벌어진 반민특위사건이나 4.19 학생의거 당시 총기발포에 의한 사망사건, 5.16쿠데타 이후 박정희 군사독
대한민국호가 표류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분노한 촛불민심은 대통령 하야 요구로 이어졌고, 수구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신도 들불처럼 번졌다. 1500여개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과 기독교·불교·천주교 등 ‘박근혜 퇴진 5대 종단 운동본부’도 야당을 압박하며 국민들과 함께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냈다. 국민들이 보여준 이번 촛불민심은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과는 다르다. 그것은 우리사회에서 자리잡고 있는 막강한 기득권을 갖고 있는 수구세력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을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목
- 독성화학공장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국내에 화학물질을 만들고 가공하는 화학공업업체들이 매우 많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의 경제활동에 비교했을 때 화학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 특히 원유를 정제해서 만드는 화학제품 가공 산업이 발달해 있다. 대규모 화학 산업단지만 해도 남해의 여수와 여천에 분포해있고, 울산·충청지방 등에도 산재해 있다. 환경오염에 의한 환경피해문제 등 때문에 이전부터 주민들을 대부분 이주시켰다. 그럼에도 아직 문제가 많다. 이주를 했지만 멀리 못가고 공장 근처에 사
- 가습기에 포함돼있다는 ‘살(殺)생물제’(Biocides)는 어떤 물질인가.▲ 살생물제란 인간과 동물의 건강에 해를 주거나 자연계와 생산물 등에 피해를 주는 유기체를 통제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독성물질이다. 여기에는 항곰팡이제와 제초제, 살충제, 살조류제, 구충제 등과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 등 항생제류가 포함된다.선진국에서는 살생물제 생산과 판매를 엄격히 제한한다. 살생물제는 살아있는 유기체만 죽일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부분 고(高)독성이다. 주로 미생물이나 해충류가 대상이지만, 사용과정에서 인간
경제규모 세계 11위. 산업재해발생률은 최고 수준. 한국은 1년에 3000여 명이 산재로 사망한다. 세계 최고다. 그런데도 산재·보건·직업병 등에 대한 정부 태도는 안이하기만 하다. 석면으로 인한 갖은 질병과 직업적 백혈병, 최근의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물론이고 원전 등 국민의 보건환경과 생태환경에 대한 정부 관료들의 인식과 대응 태도는 제로수준이다. 역대 정부들은 하나같이 노동자들의 희생에는 눈을 감은 채 거대자본의 대변자 역할에 치중했다. 단적으로 지난해 온 사회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메르스(MERS)’ 사태 당시 무능대처로 질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서 평가한다면.▲ 대통령 지지율이 5%임에도 불통독재를 내려놓지 못하고 국회와 국민이 저지했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급속히 서둘렀다. 의혹만 쌓인 사드 배치도 재검토 없이 물리적으로 강행해버렸다. 이번 협정으로 일본의 재무장을 부추기며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까지 허용할 태세다. 핵 군비경쟁을 촉발시켜 동북아를 화약고로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북한과도 대화가 단절된 채 군사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온 국민은 비탄과 분노에 빠졌다. 하지만 그동안 계속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질문조차 하지 못하는’ 청와대 기자단을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얼마 전 프레스센터에서 언론단체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향해 ‘대통령에게 질문하라’ ‘질문하지 않는 청와대 출입기자는 언론책무 방기행위’라고 얘기했다. 청와대 기자회견장인 춘추관은 공자가 쓴 역사서 ‘춘추(春秋)’에서 딴 것이다. 춘추란 곧 시대(時代)다. 저널리스트는 시대적 사관(史觀)을 다루는 사람이다. 얼마 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성명 95초 녹화에서도 기자들은 들러리만 섰다. 대통령 생방송 연설을 할